아파트에 오페라하우스가…“집값 올린다” vs “정부 과잉 개입”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0일, PM 03:49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정부가 공동주택 커뮤니티 시설 설치·운영 실태를 파악하는 연구용역을 추진하자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수영장·아이스링크장 등 특화시설로 인해 분양가는 물론 관리비 부담까지 키우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민간사업에 정부가 나서 이를 제지하는 것은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디에이치 방배 내 수영장 모습. (사진=현대건설)
디에이치 방배 내 수영장 모습. (사진=현대건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동주택 커뮤니티 시설 등 복리시설에 대한 설치 및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적정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고급화 전략으로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영장이나 아이스링크, 스카이브릿지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되며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준공 이후 관리비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이른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을 비롯해 강남권과 한강벨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오고 있다. 삼성물산이 최근 수주한 여의도 시범아파트에는 한강 조망 스카이라운지를 포함해 약 9591평의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에서는 실내 아이스링크장과 워터파크, 오페라하우스, 암벽등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에는 인피니티 풀이 설치됐다.

다만 이 같은 커뮤니티 시설로 인해 분양가가 크게 치솟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에서 규정 중인 법정 최소면적 이상 설치될 경우 법정초과 복리시설 가산비가 가산되는데 디에이치 방배는 약 106억 2800만원,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40억 2700만원이 부과된 바 있다. 251가구에 불과한 오티에르 반포의 경우 42억 9300만원이 부과됐는데 이는 가구당 약 171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커뮤니티 시설 설치비가 그대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준공 이후 관리비로 인한 주민들 간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수영장·사우나 등 커뮤니티 시설로 인해 관리비가 크게 치솟자 이를 유료화하는 방안을 두고 주민들 간의 논쟁이 이어졌다. 성동구의 한 아파트 역시 적자로 인해 헬스장과 골프연습장 등 커뮤니티 시설을 약 3주간 휴관하기도 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전체적으로 커뮤니티 시설이 과잉으로 설치되다보니 분양가를 높이고 아파트 단지가 일종의 ‘성’이 되며 지역 커뮤니티를 망가뜨렸다”며 “고가 커뮤니티 시설에 대해 조합에 취득세를 매기는 등 상응하는 대가를 내놓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간사업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지적도 있다. ‘2026 부동산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주택 특화 콘셉트 가운데 ‘다양한 커뮤니티가 갖춰진 주택’을 선호한다는 응답 비율은 34%로 2년 연속 선호도 1위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 자체를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 제지하는 경우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설 설치의 경우 정비사업 조합이, 운영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실제 호화 커뮤니티가 지어지는 강남은 분양가 상한제가 이미 적용돼 있어 분양가 상승에는 영향이 없다”며 “무엇보다도 민간에서 시행하는 사업을 정부에서 개입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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