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 '옥석 가리기' 가속…국내 거래소 상폐 1년 새 '두 배'

재테크

뉴스1,

2026년 October 21일, AM 07:00


가상자산 시장 침체 여파로 국내 주요 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종목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로 일부 프로젝트의 시가총액과 유동성이 위축된 데다 자체 서비스를 종료하는 사례까지 잇따르면서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업비트와 빗썸의 거래지원 종료 종목은 총 76개로 지난해 39개보다 약 94.9% 증가했다. 거래소별로 보면 업비트는 지난해 13개에서 올해 23개로 약 76.9% 늘었다. 빗썸은 같은 기간 26개에서 53개로 증가하며 두 배를 넘어섰다.

거래지원 종료가 증가한 배경으로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에 따른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감소가 꼽힌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종목은 원활한 매매가 어려워지는 만큼 거래소의 거래지원 유지 심사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거래소의 거래지원 유지 심사에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마련한 거래지원 모범사례가 적용된다. 닥사 모범사례에 따르면 국내외 거래소의 합산 시가총액이 2개 분기 연속으로 각 분기 중 30일 이상 40억 원을 밑돌 경우 거래유의 종목 지정 대상이 될 수 있다.

거래 규모도 심사 기준에 포함된다. 합산 시가총액이 500억 원 미만인 가상자산의 경우 해당 자산이 거래되는 자사 거래소와 다른 원화거래소의 분기 일평균 거래회전율이 모두 0.01 미만이면 거래 규모 기준에 해당한다. 다만 해당 요건에 미달하더라도 즉시 상장폐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거래소별 내부 심의를 거쳐 거래지원 유지 여부가 결정된다.

시장 침체 속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 지속 가능성이 흔들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어크로스프로토콜(ACX)은 지난 9월 토큰 운영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운영 체계를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빗썸은 사업 성과와 가상자산의 효용성 등을 검토한 결과 거래지원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난 12일 거래지원 종료를 공지했다.

이더리움 레이어2(L2) 프로젝트 블라스트(BLAST) 역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네트워크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블라스트 측은 네트워크 유지 비용이 수익을 크게 웃돌아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 14일 블라스트의 거래지원 종료를 공지했다.

이처럼 프로젝트의 사업 축소나 운영 중단이 거래지원 종료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가상자산의 가격과 유동성뿐 아니라 사업 지속성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자체 서비스와 토큰 활용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구축한 프로젝트는 핵심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가상자산의 실질적인 활용처와 투자 수요가 함께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지원 모범사례 도입 이후 시가총액과 거래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거래지원이 종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지속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yellowpaper@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