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도 못했는데…해외선 1년째 유통

재테크

뉴스1,

2026년 October 22일, AM 06:20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규제 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장기화하는 사이 해외에서는 원화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1년 가까이 유통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은행 중심 발행 방식을 놓고 정부와 업계의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사업자가 먼저 원화 연동 디지털자산을 발행하면서 제도화 지연에 따른 시장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KRWQ'의 시가총액은 약 54만 6110달러(약 7억 2000만원)로 집계됐다.

KRWQ는 케이맨제도 소재 브레인파워랩스가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이큐(IQ), 프랙스(Frax)와 협력해 지난해 10월 30일 해외에서 발행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원화 가치에 1대1로 연동되도록 설계됐으며 이더리움과 베이스(Base) 등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유통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토큰의 가치를 합산한 규모로, 거래량이나 실제 결제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직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내 제도 정비에 앞서 해외에서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돼 유통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RWQ가 발행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요건 등을 규율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 달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관련 법안 심사를 시작해 연내 처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안 제출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발행 주체와 지배구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논의도 마무리되지 않아 입법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같은 제도화 지연 문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엔화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의 54%가 한국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우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발행할 것인지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세계 각국이 디지털자산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데 우리는 기초 설계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내용은 다 준비해놓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속히 협의해 전체적인 산업과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구조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간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방식은 정부 합의안대로 민간은행 주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논의되는 은행 주도 컨소시엄은 은행이 지분의 '50%+1주' 이상을 확보하는 구조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등을 고려해 은행 중심 발행 구조를 검토하고 있지만, 핀테크 업계에서는 비은행 사업자의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제한할 경우 기술력과 유통망을 갖춘 비은행 사업자들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돼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발행과 유통을 아우르는 명확한 제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KRWQ의 유통 규모가 아직 제한적인 만큼 해외 사업자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실질적으로 장악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로는 발행 주체뿐 아니라 유통망과 결제 활용처, 이용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사업 요건을 논의하는 동안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상품이 유통되고 있다"며 "제도화가 늦어질수록 국내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명확한 규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ellow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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