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FIU, 6개월 영업정지 놓고 법정 공방…'규제 공백' vs '통제 부실'

재테크

뉴스1,

2026년 October 22일, PM 05:56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행정법원. 사진=황지현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거래를 이유로 내려진 6개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놓고 법정에서 맞붙었다. 빗썸은 소액 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지침이 없었던 상황에서 사후적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반면, FIU는 명확한 거래 금지 의무가 있었음에도 빗썸이 필요한 통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에서 열린 빗썸의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 변론기일에서는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거래 차단 의무와 빗썸의 고의·중과실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빗썸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과 FIU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동인이 각각 변론에 나섰다.

이번 소송은 FIU가 빗썸에 내린 6개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는 사건이다. FIU는 빗썸이 2022년 8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 18곳과 총 4만 5772건의 가상자산 출고 거래를 진행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날 빗썸 측은 100만 원 미만의 가상자산 출고 거래에 적용할 구체적인 규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100만 원 이상 거래에는 송수신인 정보를 확인하는 트래블룰이 적용됐지만 100만 원 미만 거래에는 동일한 정보 확인 의무가 부과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빗썸 측 대리인은 "100만 원 미만 거래에 대해서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당국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 바 없다"며 "100만 원 미만 출금은 지갑 주소만으로 수신자가 개인인지 미신고 사업자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가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은 채 사업자에게 알아서 거래를 차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행정 목적 달성의 책임을 민간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사후적으로 고의나 중과실을 인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FIU 측은 트래블룰과 미신고 사업자 거래 금지 의무는 별개의 규정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에 따라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영업 목적 거래는 금액과 관계없이 금지돼 있었다는 것이다.

FIU 측 대리인은 "2021년부터 관련 의무가 법령에 명시돼 있었고 빗썸에도 세 차례 업무협조문을 보내 거래 차단을 요구했다"며 "빗썸 역시 2022년 8월 금액과 관계없이 미신고 사업자와의 입출금을 제한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FIU는 빗썸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을 갖추고도 적절히 활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빗썸이 2023년 3월 블랙리스트에 등록한 일부 지갑 주소로 이후에도 출고가 반복됐으며 실시간 조회 시스템 도입 역시 다른 거래소보다 늦었다는 설명이다.

양측은 6개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의 적정성을 놓고도 맞섰다. 빗썸은 신규 고객의 외부 가상자산 이전을 제한하는 조치가 사실상 신규 고객 유치를 어렵게 만들어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반면 FIU는 기존 고객의 거래와 신규 고객 가입, 원화 입출금, 가상자산 매매 등은 그대로 가능해 제재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반박했다.

빗썸 측은 오는 12월 중순까지 관련 반박 서면을 제출할 예정이다.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1월 28일 오후 4시로 지정됐다.

yellow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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