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지방도 빠른 월세화"라지만…지방엔 갭투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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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6일, PM 04:53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수도권 전월세난의 주요 원인이 규제나 토지거래허가제라고 하는데, 지방은 그런 것들이 없어도 전세의 월세화가 수도권과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지방에서도 ‘전세의 월세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수도권 전세난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그러나 수도권과 지방의 빠른 월세화 현상의 원인은 각각 달라 적절한 발언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사진=노진환 기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사진=노진환 기자)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막론하고 전국적으로 전월세 계약 중 월세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작년 3월 38.8%에서 올해 6월 55.8%로 최고치를 찍었다.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에서 아파트 월세 비중은 작년 3월 45.1%에서 올 9월 57.9%로 고점을 기록 중이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월세 비중이 전체 임대차 시장의 절반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빠른 월세화라는 공통적인 현상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원인은 각각 다르다. 서울·수도권은 정책적 영향이, 비수도권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주된 배경이라는 것이다.

먼저 전세보증금이 주택 매입과 투자에 활용돼 온 시장 특성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집값 상승 기대가 클 때는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활발하다. 집값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에 따른 금융비용을 감수할 유인도 컸다.

서울과 수도권은 이같은 상승 기대치가 높은 지역이라 전세를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전반적인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의 순환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대체로 집값 상승 기대가 낮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거나 추가 투자에 활용할 유인이 적은 만큼 매달 임대료를 받는 월세 계약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 평론가는 “지방같이 시세 차익이 약한 곳들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이 70~80%까지 올라가더라도 소유권을 가져오려는 수요가 약해 갭투자가 활발하지 않다. 전세가 큰 의미가 없는 셈”이라며 “하지만 수도권에서 전세는 자본의 차익을 만드는 종잣돈이 돼 준다는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에서 전세에 의한 갭투자를 차단하고, 임대 사업자를 규제하고, 토지거래허가 구역을 지정해 실거주만 살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는 것이 결국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더해 서울·수도권의 실거주 중심 정책이 전셋값 상승과 전세 공급 부족을 일으켜 월세화를 이끄는 핵심 요인이라는 진단도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 세입자가 마련해야 하는 보증금도 커지는 만큼,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세입자는 보증금 부담을 낮추는 대신 매달 임대료를 내는 계약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데 서울의 전세 매물이 없으니 결국 전셋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를 부담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월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부동산 관계자는 “홍 장관이 말한대로 지방에 월세의 비중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도권 전세의 월세화를 지적하는 문제에 원인이 다른 비수도권을 내세우는 것은 적절한 답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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