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늘려라” 李대통령 주문에…정부, 가구당 3500만원 지원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2:31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정부가 모듈러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일반 공법보다 추가로 드는 공사비를 가구당 3500만원 지원한다. 기존 공법보다 공사기간을 20~30% 줄일 수 있지만 공사비가 약 30% 높아 보급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국토교통부는 27일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업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듈러주택 활성화 협의체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정부가 지난 8월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당시 2027~2030년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목표를 기존 1만2000가구에서 2만가구로 8000가구 확대하고, 20층 이상 고층 모듈러주택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듈러 엘리베이터 시공 모습.(사진=현대건설)
모듈러 엘리베이터 시공 모습.(사진=현대건설)
모듈러 공법은 건축물의 주요 구조물과 주택을 구성하는 단위 공간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장 제작과 현장 공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보다 공사기간을 20~30% 단축할 수 있다. 현장 작업 인력을 줄이고 품질 관리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부가 모듈러주택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주택 공급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인천 계양 3기 신도시 주택공급 현장을 방문해 모듈러 공법의 실제 공기 단축 가능성을 점검하고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도록 주문했다.

LH도 모듈러주택 발주 확대에 나섰다. LH는 올해 2100가구를 시작으로 2027~2029년 매년 3000가구, 2030년 5000가구를 발주해 2030년까지 총 1만60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기존 공법 대비 공사기간을 최대 50% 단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만 높은 공사비는 모듈러주택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현재 모듈러 공법의 공사비는 일반 공법보다 약 30% 높은 수준이다. 공장 제작과 운송, 현장 조립 등에 드는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국내에서는 대량생산 체계와 설계·부품 표준화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공공주택 건설 과정에서 일반 공법보다 추가로 발생하는 공사비에 대해 가구당 35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초기 시장 형성 단계에서 공공부문이 비용 부담을 덜어 민간 기업의 참여와 생산설비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27일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모듈러주택 활성화 협의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국토교통부)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27일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모듈러주택 활성화 협의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국토교통부)
고층화 기술 확보도 과제다. 국내에서 준공된 모듈러 공동주택 가운데 최고층 사례는 2023년 완공된 13층 규모의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이다. 일반적인 고층 아파트 단지에 모듈러 공법을 대규모로 적용하려면 구조 안전성과 접합부 성능, 주거 품질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정부는 의왕초평과 하남교산에서 추진 중인 고층 모듈러주택 실증사업을 통해 기술적 한계를 점검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학계가 두 사업의 추진 경과와 산업 동향을 설명했으며 LH와 GH,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업계 관계자들은 2030년까지의 공공주택 발주 계획과 사업 추진 과정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제도적 지원도 병행한다. 국토부는 ‘모듈러 특별법’ 제정을 통해 모듈러 공법의 특성에 맞는 규제 특례와 인센티브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법안에 포함된 일괄입찰·통합발주 특례를 두고 모듈러 업계와 전기·정보통신·소방업계 사이에 이견이 있어 제도 정비 과정에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모듈러 주택은 건설업계가 직면한 생산성 저하, 인력구조, 안전관리 등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며 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8·13 대책의 차질 없는 이행을 통해 모듈러 주택 시장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공공부문이 수행해야 한다”며 “정부도 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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