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27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2026.10.27./뉴스1
조각 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루센트블록이 인가 대상을 최대 2곳으로 제한한 정책의 결정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 인가를 촉구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스타트업과 대형 금융기관 간 인가 경쟁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른 데 이어 금융위원회의 의사결정 절차를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대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정함과 투명함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허 대표가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대상을 최대 2곳으로 제한한 방침의 결정 과정이다.
금융위는 지난 2월 13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대상으로 한국거래소가 참여한 KDX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한 NXT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해 온 루센트블록은 탈락했다.
허 대표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인가 수 제한이 지난해 9월 3일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 22일 '의결'이라는 표현은 실무상 착오였으며, 금융위 운영규칙에 따라 보고·논의된 사안이라는 취지로 설명을 정정했다는 게 허 대표의 주장이다.
허 대표는 "당시 정례회의에서 의결된 안건은 관련 시행령 개정안이었고, 인가 수에 관한 내용은 별도의 보고 안건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 보고자료에는 신규 인가 수를 제한하는 방안이 '최대 2개 원칙'이라는 예시 형태로 기재됐지만, 이튿날 금융위 보도자료에서는 최대 2곳으로 제한하는 방침이 확정돼 발표됐다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과연 누구의 결정이었을까"라며 "인가 수 제한을 누가 어떤 권한으로 확정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과 부동산신탁업의 신규 인가 사례와 비교하면서 충분한 시장 경쟁도 분석 없이 인가 수를 제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별도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인가 수 제한 방침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책 결정에 별도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었는지와 보고·논의 절차만으로 방침을 확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국감에서 불거진 인가 공정성 논란의 연장선이다. 허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기존 결정을 뒤집거나 자동으로 인가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실증 성과와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받을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스타트업이 7년 동안 고생해서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받고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같은 거인들이 다 뺏어가 버린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규제 샌드박스로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 제도화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 물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벤처캐피털(VC) 펀드의 출자금 회수 의무에 예외를 적용하고 기존 컨소시엄을 인정하는 등 스타트업에 불리하지 않도록 절차를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규제 샌드박스로 허용한 것은 조각투자증권의 발행이고 이번에 인가하려는 것은 유통"이라며 사업의 성격이 다르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이 위원장의 설명에 반박했다. 그는 "지난 2021년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 당시부터 투자자에게 증권을 유통하는 서비스가 포함돼 있었으며, 관련 규제영향분석서도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들을 장외거래 중개업자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각 투자 장외거래소 인가는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해 온 유통 서비스를 제도화하는 과정인 만큼, 기존 사업자의 실증 성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행령 개정으로 제도화된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은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를 우선 심사했지만 조각 투자에는 경쟁 인가 방식을 적용했다며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루센트블록은 기존 사업자의 인가를 취소하거나 심사 전체를 다시 진행하기보다 이른 시일 내 추가 인가 기회를 열어 달라는 입장이다. 허 대표는 추가 인가 시점이 불확실한 데 대해 "1년 뒤일지, 3년 뒤일지 알 수가 없다"며 사업을 지속하며 시장에서 경쟁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국감에서 인가 대상을 두 곳으로 정한 것은 시장 상황과 효율성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라며 "향후 시장 형성 상황을 보면서 추가 인가 가능성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