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3% 고금리 믿었는데”…헤알화 급락·국채금리 급등에 ‘환차손 공포’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7일, PM 07:16

[이데일리 신하연 김겨레 기자] 연 13% 안팎의 높은 금리를 기대하고 브라질 국채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환차손과 채권가격 하락이라는 이중 위험에 직면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재선으로 재정긴축 기대가 꺾이면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금리는 뛰었다. 국내 투자자의 브라질 채권 보관액이 약 5800억원까지 불어난 상황이어서 투자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내 투자자의 브라질 채권 보관액은 국채를 포함해 4억3902만달러(약 5816억원)였다. 지난해 말보다 22.5%, 2024년 말보다 86.1% 늘었다. 올해 순매수결제액은 3868만달러다. 대선을 앞둔 9월 순매수액은 553만달러로 전월의 약 네 배에 달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알화는 달러 대비 8.1% 하락했다. 이보베스파지수도 약 13.9% 떨어졌고 개장 직후에는 거래가 30분간 중단됐다. 배런스는 브라질 10년물 국채금리가 선거 전 마지막 거래일 12.8%에서 이날 보도 시점 15.4%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고정금리 채권의 가격은 떨어진다.

시장은 우파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와 재정지출 축소를 기대해 왔다. 긴축으로 물가와 국가채무 부담을 낮추면 금리 인하 여지가 커지고 채권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복지 확대를 강조한 룰라 대통령이 역전승하면서 이런 기대를 반영했던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9%를 웃돌고 공공부채가 80%를 넘는 상황도 불안을 키웠다.

국내 투자자가 특히 주의할 부분은 환율이다. 헤알화 표시 국채는 현지 통화로 이자를 받더라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수익이 줄 수 있다.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면 만기까지 보유해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받더라도 환차손을 피할 수 없다. 중도 매도한다면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까지 손실에 더해진다.

가령 헤알화 기준 총수익률이 연 13%여도 같은 기간 헤알화 가치가 원화 대비 10% 떨어지면 원화 수익률은 비용 차감 전 1.7%에 그친다. 15% 하락하면 수익률은 마이너스 3.95%다. 한국 투자자의 실제 환차손은 원·달러 환율까지 반영한 원·헤알 환율로 계산해야 한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파 승리를 선반영했던 랠리가 되돌려지면서 장기금리 급등과 헤알화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초기 충격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금리가 제공하는 이자수익보다 단기간의 환율·채권가격 변동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선거 결과만으로 장기 투자 여건이 무너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장은 “대선 결과만으로 브라질 국채금리가 추세적으로 큰 폭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가 금리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새 정부의 재정정책과 의회의 지출 확대 견제다. 재정적자를 줄일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지만 정치적 갈등으로 예산 처리와 개혁이 지연되면 불안은 길어질 수 있다. 높은 금리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환율과 투자금 회수 시점을 함께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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