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 빠졌는데 "더 떨어진다" 경고…위태로운 금값

재테크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8일, AM 09:3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제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선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30% 가까이 빠지며 11년 만의 최대 연간 하락을 향하고 있다.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금값 향방을 가를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사진=AFP)
(사진=AFP)
◇유가·금리·AI 매도에 ‘흔들’…4000달러 공방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미국 뉴욕 시간 오후 3시 37분 기준 온스당 4063.54달러로 전날보다 1% 올랐다. 장중 한때 온스당 3987.14달러까지 밀리며 사흘 연속 4000달러를 밑돌았지만,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반등했다.

금 선물(12월물) 가격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 거래일보다 0.9% 오른 407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시간 28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도 4057.80달러로 405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에바 만테이 ING 원자재 전략가는 “금값이 잠시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다시 자리를 잡고 있다”며 “급격한 조정이 저가 매수자와 실물 구매자를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금값은 지난 23일 온스당 3975달러까지 떨어지며 7월 이후 처음으로 4000달러를 밑돌았다. 지난주에만 약 4% 빠지며 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5595달러보다 27% 넘게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는 금값이 11년 만에 가장 큰 연간 하락을 향하고 있다고 짚었다.

통상 전쟁이 나면 안전자산인 금으로 돈이 몰린다. 하지만 이번엔 정반대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은 금리가 오를수록 매력이 떨어진다. 달러 강세와 미 국채 금리 상승도 금값을 끌어내렸다.

지난주엔 인공지능(AI) 관련주 급락의 불똥도 튀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술주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손실을 메우려고 금까지 내다 팔면서 금값도 함께 떨어졌다. 이 매도세로 금값의 기술적 흐름도 약해졌다.

이날은 흐름이 달랐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14달러 아래로 내리고 미 국채 금리도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금값 반등에 힘을 보탰다. 금값을 짓누르던 유가와 금리가 한풀 꺾이자 저가 매수세가 살아난 셈이다.

결국 관건은 연준의 금리 경로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맞췄다. 시장은 오는 28일(현지시간) 나오는 이번 결정에선 동결을 점치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80% 안팎이다.

◇중앙은행·中 가계는 ‘사자’…수요는 견고

4000달러선이 위태롭긴 하지만 수요는 견고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은 지난 8월 금 39톤을 순매수했다. 중국은 22개월 연속 금을 사들였고, 폴란드는 올해 들어 8월까지 98톤을 매입했다. 반면 러시아는 같은 기간 56톤을 팔았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는 3분기에만 310억달러(약 41조1680억원)가 몰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유입을 기록했다. 다만 만테이 전략가는 최근 이어지는 ETF 자금 유출은 여전히 부담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값이 내리자 중국 가계도 저가 매수에 나서 지난주 상하이금거래소 실물 금 거래량이 4월 이후 최대로 늘었다.

로나 오코넬 스톤엑스 애널리스트는 “블랙스완(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악재)만 없다면 꾸준히 개선되는 인도와 중국의 실물 수요가 가격을 떠받칠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매입은 실제 물량보다 더 중요한, 위험 관리에 대한 메시지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치 낮아졌지만…“내년엔 회복”

로이터가 애널리스트·트레이더 30명을 설문한 결과 올해 평균 금값 전망치(중간값)는 온스당 4495달러로, 3개월 전보다 소폭 낮아졌다. 두 분기 연속 하향 조정이다. 반면 내년 전망치는 4650달러로 3개월 전보다 높아졌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관심이 탈달러화와 화폐가치 하락으로 옮겨가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가격이 다지기를 거쳐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론 이번주 연준 결정과 29일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분수령이다. 일리야 스피박 타스티라이브 글로벌 매크로 총괄은 금값이 39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꽤 상당한 추가 하락”이 이어져 3800달러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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