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프라뱅 공식 홈페이지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프라뱅이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약 1억 원 규모의 고객자산 탈취 피해까지 입었다. 이달 초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접속 차단과 보안 취약점 점검 등 긴급조치에 나섰지만, 보름여 만에 거래소 지갑에서 비정상적인 출금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연쇄 해킹 사태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고객자산 탈취 피해까지 확인되면서 거래소 보안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프라뱅은 지난 26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24일경 외부 비인가자의 접근으로 침해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자산은 약 1억 원으로, 회사는 회원 자산 보호를 위해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프라뱅은 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확보한 원화마켓 거래소와 달리 원화 거래 없이 가상자산 간 거래만 지원하는 '코인마켓 거래소'다.
개인정보 유출에 긴급 보안조치 했지만…보름 만에 자산까지 탈취
프라뱅에서 해킹 피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프라뱅은 지난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달 2일경 외부 비인가자가 일부 서비스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접근해 고객 약 2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 항목은 한글·영문 이름과 성별, 국적, 생년월일, 연락처 등 총 12개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14일 금융권 해킹 관련 제2차 긴급 상황대응 회의에서 프라뱅과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등을 포함해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가 16곳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프라뱅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해킹에 사용된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를 차단하고 비정상 접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긴급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의 추가적인 보안 취약점 점검과 보완조치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공지한 지 15일 만인 지난 24일 거래소 '핫월렛'에서 비정상적인 출금이 탐지됐다. 프라뱅은 즉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거래소 시스템을 전면 점검했으며, 이 과정에서 보안 취약점을 발견했다.
핫월렛은 인터넷에 연결돼 가상자산 입출금에 활용되는 지갑이다.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보다 외부 해킹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 가상자산의 경제적 가치 중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개인정보 유출에 그쳤던 앞선 사고와 달리 실제 고객자산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두 사고의 발생 시점과 피해 유형이 다른 만큼 동일한 공격자의 소행인지, 앞선 침해사고가 추가 피해로 이어진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보 유출 넘어 고객자산 탈취까지…거래소 보안 신뢰 시험대
이번 사고는 최근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한 해킹 공격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고객자산 피해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은행·저축은행·보험·금융투자업계 등에서 침해사고와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프라뱅에서는 거래소가 보관하던 가상자산의 비정상 출금까지 확인됐다. 개인정보 보호뿐 아니라 거래소 지갑과 출금 시스템에 대한 보안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거래소 지갑에서 가상자산이 탈취됐다고 해서 블록체인 자체의 보안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 가상자산은 개인키를 이용한 전자서명 등의 절차를 거쳐 이동한다. 공격자가 개인키나 출금 시스템의 권한을 확보할 경우 블록체인 거래기록을 위조하지 않고도 자산을 외부 지갑으로 옮길 수 있다.
이번 프라뱅 사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취약점이 악용됐는지, 개인키나 출금 권한이 탈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프라뱅은 관계 기관에 침해사고를 신고하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피해 회원과 자산 규모를 정확히 파악한 뒤 회사 자산으로 전액 보전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수습 이후 영업 정상화도 과제로 남았다. 특히 원화 거래가 불가능한 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마켓 거래소에 비해 이용자 유입과 거래량 확대에 제약이 있는 데다, 보안과 자금세탁방지 등 규제 대응을 위한 비용도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피해 자산 보전과 함께 이용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며 "영업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