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동현(사진=뉴스1)
최근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서는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가격은 12주 연속 하락세입니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강남권에서는 반대 흐름이 나타나며 비강남권과의 ‘갭’이 좁혀지는 양상입니다.
강남 집값이 내려가면 그동안 가격 때문에 매수를 망설였던 사람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중급지에서 상급지로, 상급지에서 최상급지로 이동하려던 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다만 실제로 매수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금조달입니다. 집값이 내려가더라도 부족한 차액을 대출로 충당하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으로 제한됐기 때문입니다. 김 씨가 매입한 100억원대 압구정 아파트 역시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은 이 한도에 묶여 있습니다.
반면 이미 상당한 자산을 보유했거나 금융권 밖에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월급쟁이에게는 집값이 일부 조정되더라도 수억원의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일 자체가 큰 부담이지만, 자금 동원 여력이 충분하다면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번 거래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부족한 매수 자금을 조달한 방식입니다. 그가 매입한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에는 기존 공동 소유주 4명을 채권자로 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됐습니다. 약 50억원을 기존 집주인들에게 빌린 것으로 추산됩니다. 집을 파는 사람이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주거나 잔금 지급을 유예하고, 해당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채권을 확보하는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입니다.
매도인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빌리는 방식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 간 합의로 가능한 거래로,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매각할 때도 유사한 방식이 활용됐습니다. 당시 29억원에 매각한 아파트에 매도인인 이 대통령 부부를 채권자로 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됐습니다. 청와대는 매수인의 사정으로 잔금 지급을 유예했으며 이자는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집값이 내려가는 것과 실제로 그 집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은 다릅니다. 금융권 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거나 매도인에게 거액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은 매수에 나설 수 있습니다. 반면 근로소득과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실수요자는 가격 조정의 기회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