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는 아파트를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를 고려해 분양가를 산정, 그 이하로만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과거 1977년 주택청약제도와 함께 도입됐으나 당시엔 정부가 사실상 직접 아파트 가격을 통제하던 시대라 큰 의미가 없었다.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2007년이다.
이 때는 한 지역에 새 아파트가 시세보다 비싼 가격으로 공급되면 주변 아파트가 새 아파트 가격에 맞춰 가격이 오르는 ‘키 맞추기’ 현상이 벌어졌다. 이로 인한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꺼내든 것이 분양가 상한제였다. 주변 시세보다 너무 높게 분양가를 책정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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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동시에 등장한 것이 ‘청약광풍’이다. 청약을 하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는 생각을 한 많은 무주택자들이 분양 현장마다 찾아가 청약을 신청했고 수백 대 일, 수천 대 일의 경쟁률이 쏟아졌다. 내집 마련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인데 이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고민해 결정하지 않고 광풍에 휘말려 무분별한 ‘영끌’ 투자가 속출한 것 역시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이기도 하다.
분양가 상한제는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이 제도로 인한 혜택이 보편적인 다수의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청약에 당첨된 소수의 사람들에게 집중되게 된 것이다. 아파트 값을 누르는 효과는 크지 않은데 혜택은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정책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연말 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강남권 최대어인 디에이치 반포124는 전용면적 84㎡(33평)가 약 30억원에 분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의 같은 평수는 60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디에이치 반포124를 분양받은 사람은 가만히 앉아서 30억원가량을 시세차익으로 얻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단지가 분양을 시작하면 현금부자 무주택자들이 벌떼처럼 모여들 것이다.
또 분양가상한제는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악화시켜 공급을 막는 부작용도 낳는다. 정비사업은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분양가를 낮추게 되면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 특히 조합원 분양가보다 일반분양가가 더 낮아지는 현장에선 아예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현재의 분양가 상한제는 개선이 시급하다. 과거처럼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너무 높지 않게 정하도록 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 정부가 시장에 자꾸 개입하려고 하니 시장이 왜곡되고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억제와 공급 활성화를 통해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