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네 번째 유예…한숨 돌린 업계 "기본법 입법 속도 내야"

재테크

뉴스1,

2026년 November 05일, PM 04:03


정부가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029년으로 2년 더 미루기로 하면서 업계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추가로 확보된 준비 기간에 국내외 거래 간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을 구현하려면 디지털자산 기본법으로 자산의 법적 정의와 사업자 규율 체계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춰 과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네 번째 미뤄진 코인 과세…미국과의 정보 교환 2029년부터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 당시 2022년 1월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 미뤄졌다. 국회가 이번 유예안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네 번째 연기다.

네 번째 연기를 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해외와의 정보 교환 때문이다. 해외 거래 과세의 실효성은 거래 자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내 거래소에서 발생한 소득은 파악할 수 있어도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거래 내역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 세금이 집중될 수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미국과의 가상자산 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장 과세하게 되면 해외에 비해 국내 시장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해 왔다.

이에 정부는 암호화 자산 자동 정보교환 체계(CARF)를 통한 미국과의 정보 교환이 2029년 시작되는 데 맞춰 국내외 과세자료를 연계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을 이후 3년간 이익에서 공제하는 방안도 국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해마다 손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가상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한 해에 발생한 손실을 이후 이익이 난 해의 과세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또 국회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제도적 기반이 크게 변화될 것을 고려할 때 정부는 2년의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합리적 과세를 위한 워킹그룹도 구성한다. 정부는 '디지털자산 과세 민관합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과세 제도 합리화, 과세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에도 속도를 내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고, 디지털자산 이용자 보호에도 만전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업계 일제히 '환영'…"확보된 2년 동안 디지털자산 기본법 꼭"
예정대로 과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정부가 기존 입장을 선회하면서 업계는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단, 시간이 2년 더 확보된 만큼 그 기간 가상자산 관련 제도적 기반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가 우선 주문한 것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이다. 기본법이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와 사업자 규율 체계를 정하면 과세 기준도 그에 맞춰 손봐야 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협업해 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김남웅 포필러스 대표는 과세가 미뤄졌다고 해서 정치권의 기본법 입법 논의까지 늦어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준비 부족으로 과세가 유예된 만큼, 세금 문제와는 별개로 디지털자산 시장의 기본적인 제도적 인프라를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은 계속 속도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도 "정부에서 과세 유예 의사를 밝힌 만큼 국회에서도 후속 절차를 조속히 밟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과세 시행 전 풀어야 할 과제로는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 국내 거래소 이용자 간 형평성, 과세에 따른 시장 왜곡 가능성, 투자 손실의 이월공제 등이 꼽혔다. 모두 정부가 개선을 검토 중인 사안들이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던 과세 인프라 확보, 이월공제 적용 등이 정부안에 반영된 점이 인상적"이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과세가 시장의 성숙과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웅 대표는 "그동안 가상자산 과세안에 대해 형평성, 시장 왜곡, 손실 이월, 해외 거래소 이용 시 세액 산정 등 여러 문제가 지적돼 왔고,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또 한 차례 유예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2년간 현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과세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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