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부동산 시장을 두고 한 말입니다. 아파트 매물은 늘고 거래량은 줄어드는 가운데 강남구 등 일부 주요 지역에서는 가격 하락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폭락을 걱정하는 쪽도 생겨나고 있다”며 서울 부동산 약세 전환 가능성 및 정부의 대응도 시사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압구정 초고가 아파트는 폭락하고,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3주 연속 하락했다는데 체감은 잘 되지 않습니다. 수십억원 하던 강남 아파트 가격이 서민 눈높이만큼 내려오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강남 아파트 가격 약세가 시작됐다는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시세 하락이 도드라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압구정 아파트값이 수십억원 떨어지는 가운데 강남구의 다른 아파트들도 똑같이 하락 중일까요. 세제개편안을 기준으로 압구정동이 아닌 다른 강남구 아파트의 가격 변동을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하는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직접 살펴봤습니다.
5~7월과 8~10월 중에 최소 1건 이상의 거래가 발생한 동일 단지·동일 전용면적 사례의 중앙값을 비교하니 전체 89개 거래군 가운데 44개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났습니다. 하락한 곳은 39개였습니다. 동, 층, 향, 상태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는 것을 고려해도 상승 거래군이 하락 거래군보다 많았다는 점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난 아파트 사례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 84.24㎡는 중앙값이 33억8000만원에서 34억9000만원으로 3.25% 가량 올랐습니다. 개포래미안포레스트 59.92㎡는 26억5000만원에서 27억1500만원으로 2.45% 상승했습니다.
상승 거래군이 많다고 해서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두 기간에 모두 거래가 발생한 단지·면적만 대상으로 했고, 거래가 없었던 아파트는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고 각 거래군의 가치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경우 개별 표본주택의 가격 변동을 바탕으로 거래가 없을 시 유사 거래 및 매물 정도 등을 참고하는 데다 일부 가중치를 부여해 통계자료를 작성합니다. 그래도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확인 가능합니다.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같은 실거래 자료를 활용하더라도 조사 대상과 비교 기간, 가격 산출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부동산R114 등 기관별 시세조사 역시 활용 자료와 조사 방식이 달라 결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분석 역시 압구정동을 제외한 데다 두 기간 모두 거래된 아파트만 비교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압구정 초고가 아파트의 급락과 다른 강남 지역에서 나타나는 가격 상승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정 통계나 수치만으로 시장 전체의 방향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