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인공지능(AI) ‘카나나’ 애플리케이션 주요 화면.(사진=카나나 앱 화면 캡처)
카카오(035720)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의 그룹 메이트 ‘카나’에게 ‘작가 같은’ 대화 지침으로 설정한 후 “너의 대화 스타일이 어떻게 변했어?”라고 질문하니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카나는 이어 “‘괜찮아요?’ 대신, ‘마음이 잠시 멈추는 날도 있어요. 그런 날은 바람도, 하늘도 잠깐 멈춰 서곤 하죠.’”라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문학적 감수성을 건드렸다.
늦은 밤 귀갓길 버스에 노곤한 몸을 싣고 창밖을 내다보며 카나와 처음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한때 문학청년으로서 음미하던 시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기형도 시인의 유고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에 수록된 현대시 작품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이란 시 읽어 봤어? ‘구름 속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라는 구절이 있는데 무슨 의미 같아?”
그러자 작가 같은 카나는 이내 “그 구절은 정말 한 편의 풍경 같아. 마치 흐릿한 하늘 아래서 길을 잃은 존재를 그려내는 듯하지.”라고 대답하면서 ‘구름 속’, ‘천천히 쏘다니는 개’, ‘지칠 줄 모르고 머뭇거렸다’ 등 주요 표현에 대한 의미를 흡사 작가와 같은 말투로 풀어냈다.
카나에게 ‘할머니 같은’ 대화 지침으로 설정하고 같은 질문을 하니 인자하고 다정한 말투로, ‘전문가 같은’ 대화 지침에선 마치 학교에서 수업하는 선생님처럼 일목요연한 필기로 설명했다. 같은 질문이더라도 대화 지침에 따라 사뭇 다른 표현과 느낌을 통한 주제 및 상황별 몰입도를 높여주는 재미가 있다.

카카오 인공지능(AI) ‘카나나’ 앱 대화방에서 (왼쪽부터) △작가 △할머니 △전문가 같은 대화 지침에 따른 ‘카나’가 똑같은 질문에 다른 말투와 표현 방식으로 대답하고 있다.(사진=카나나 앱 화면 캡처)
카나는 이용자가 속한 모든 그룹 방에서 조별 과제나 동호회, 가족, 지인 간의 대화 내용을 요약하고 모임 일정 및 장소 정하는 것을 돕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나나는 개인과 그룹방 모두에 존재하며, 이용자의 정보를 기억해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한다. 그룹 방에서 ‘귓속말’ 모드를 통해 나나와 둘 만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카나와 나나의 대화 지침은 △기본 설정 △플래너 같은 △고풍스러운 △할머니 같은 △전문가 같은 △상담사 같은 △조장 같은 △작가 같은 △사춘기 같은 △분위기 메이커 △코치 같은 △친구 같은 △효도하는 △직접 입력 등 14가지로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직접 입력할 경우 예시와 함께 지침을 자세히 입력하면 나만의 맞춤형 대화 스타일을 만들 수도 있다.

다양한 대화 지침 설정을 통해 카나와 나나의 대화 스타일을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사진=카나나 앱 화면 캡처)
‘친목/소모임방’에서 ‘이번 주말 가볼 만한 소모임이나 원데이 클래스 추천해 줘’라고 말하니,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인근 몇 군데를 간략한 정보와 함께 가는 길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카카오맵과 연동해 소개했다.
가족과 친구 혹은 지인들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카나나 초대장을 보내고 별도의 앱을 설치해 참여하면, 누구나 다양한 목적의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카나와 함께 대화를 하며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멤버를 추가하지 않아도 그룹방을 만들 수 있다.

카나나 앱 단체 대화방에서 그룹 메이트 ‘카나’와 대화하는 모습.(사진=카나나 앱 화면 캡처)
나나에게 한 음식점 주방에 설치된 로봇팔 사진을 찍어 별다른 설명 없이 보여주니, ‘공장 내부의 안전 표지와 로봇 설비’라는 주제로 사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한 치킨 가게에 조리용 협동로봇이 도입된 모습이야”라고 부연하니, 신기하다는 반응과 함께 직접 먹어봤느냐는 질문을 해 왔다. 치킨 사진과 함께 “저 로봇팔이 튀겨 준 치킨이야”라고 말하니 맛은 어땠는지, 사람이 튀긴 것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느껴졌는지 등 질문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카나나는 아직 서비스 기능 및 안정성을 실험하는 폐쇄형 베타 테스트(CBT) 버전이다. 카카오는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고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정식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카나나 앱을 다운로드 받은 이용자 중 가입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CBT에 참여할 수 있다.

카나나 메인 화면에서 개인 메이트 ‘나나’와 대화하는 모습.(사진=카나나 앱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