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유심 재설정으로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가 변경되면 해커가 기존에 유출된 유심 정보를 확보해 복제를 시도하더라도 시스템 접속이 차단된다.또한, 네트워크의 여러가지 기능이 동시에 작동돼 유심교체와 동등한 효과를 낸다.
류정환 SK텔레콤 인프라 전략기술센터 담당(부사장)은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유심 부족, 유심 교체 후 금융기관 재인증 문제 등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했다”며 “교체와 달리 별도 인증 절차 없이 다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페이는 두 차례 클릭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어렵지 않다”며 “유심 재설정에 투입되는 시간은 교체 시보다 차차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유심 재설정은 변경하는 정보 외 유심 내 사용자 저장 정보를 유지할 수 있어 유심 교체와 달리 금융인증서나 티머니, 연락처 등을 재설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유심과 이심(eSIM) 사용자 모두 이용 가능하다.
SKT는 기존 유심 교체 문자를 받고 T월드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12일부터 제공한다. 주소록 백업과 인증서 재설치 등이 서툰 디지털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을 전망이다. 처리 시간은 유심 교체보다 5분 가량 줄어, 일선 대리점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심 재설정 고객은 향후 실물 유심으로 교체를 원할 경우 무료로 1회 교체할 수 있다.
유 부사장은 “망에서 유심 정보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유심 재설정은 셀프로 할 수 없고 현장을 꼭 방문해주셔야 한다”며 “유심 교체와 동등한 효과가 있고 부작용은 현재 없다”고 설명했다.
SKT는 유심 재설정 시행을 앞두고 이동통신 기술 연구 단체인 6G포럼, ORIA와 함께 ‘유심 재설정’ 기술의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심 재설정 기술 검증에 참여한 연세대 김동구 교수와 인하대 장경희 교수는 “유심 내 개인 데이터 백업과 앱 재설정의 불편함 없이 인증 관련 정보만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재설정하는 본 기술 상용화로 향후 보안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T 유심 해킹사태로 인힌 혼란이 커지며 유통ㆍ물류업계도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서울 시내 한 SKT 매장에 유심 교체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연합뉴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유심 공급 계획은 5주 차까지 173만개, 6월까지 다 합쳐서 1077만개를 입고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유심 30만개가 앞당겨 들어와서 다음주부터 재고량이 부족해서 대처를 못해주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심 재설정도 SKT 영업전산 시스템 ‘스윙’에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양은 일평균 20만개, 월 500만개 수준이다. 이에 고객 절반 이상이 유심을 교체해서 안정화되기 까지는 2달여가 걸릴 전망이다.
SKT는 고객신뢰회복위원회 설립에도 나선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될 위원회는 위약금 면제 이슈 등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이슈를 다룰 예정이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1~2주면 고객신뢰회복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본다”며 “유심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가 아니고 고객을 안심시켜드리고 신뢰회복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