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네이버 벤처스’ 설립… 실리콘밸리 韓 AI 기업 투자 본격화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글로벌 AI 투자 강화에 본격 나선다. 네이버는 이달 중 미국 실리콘밸리에 신설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 설립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이에 앞서 네이버는 지난 5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포시즌스 호텔에서 ‘Venturing NAVER’s Next Chapter’라는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수연 대표,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 등 주요 경영진과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했다.

네이버 벤처스의 네트워킹 행사에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안익진 몰로코 대표, 김성무 데이터라이즈 대표, 김진우 라이너 대표 등 실리콘밸리 지역의 주요 창업가 및 엔지니어, 투자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해진 의장은 행사에서 “네이버가 전 세계에서 독자적인 검색 엔진을 구축할 수 있었던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에 있다”며 “AI 시대에도 차별화된 데이터 확보가 생존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구글이 전 세계 언어를 정복하던 시기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한글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기반으로 지식인, 블로그,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구축해 대응했다”며 “AI 시장에서도 비슷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특히 “북미 시장에서도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레딧이 AI 학습 데이터로 가치가 높아진 것처럼, 미국 내에서도 차별화된 UGC 기반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 역시 “네이버는 기술과 인재가 있는 곳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혁신의 중심지”라며 “최근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 벤처스가 북미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지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네이버 벤처스를 통해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면밀히 파악하고, 다양한 국적과 분야의 스타트업과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새로운 기술과 인재, 파트너십을 통해 네이버 자체의 성장 동력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첫 투자처로는 글로벌 비디오 AI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 ‘트웰브랩스(Twelve Labs)’가 선정됐다. 트웰브랩스의 대표이사(CEO)는 이재성씨이고,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네이버 벤처스를 총괄하게 되며, 앞으로 미국 현지에서 다양한 투자와 협력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네이버 벤처스를 통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며, “AI와 데이터 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