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온디바이스 AI 개발자 사용모델 공개...“혁신은 부족”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6월 10일, 오전 06:27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애플이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의 다양한 인공지능(AI) 작업을 인터넷 연결없이 사용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다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와 경쟁해야 하는 애플의 상황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혁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9일 미국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WWDC 2025에서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부사장이 신기능을 소개하고 있다.(사진=AFP,로이터)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WWDC를 열고 향후 적용할 새로운 AI 기능을 발표했다. 애플이 야심차게 발표한 파운데이션 모델 프레임워크는 전세계 개발자들이 애플의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개인화된 음성비서 ‘시리’ 발표는 이번 행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크레그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AI 시리가)품질 기준을 넘기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안에 출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이 공개한 파운데이션 모델 프레임워크는 개발자에게 iOS, macOS, iPadOS 등에 내장된 애플의 방대한 언어 및 AI 모델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모델은 실시간 번역, 비주얼 인텔리전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와 같은 잘 알려진 기능들을 지원한다. 이 새로운 기능을 통해 개발자는 이제 애플 기기에서 로컬로 실행되는 스마트한 AI 기반 경험을 앱 내에서 구축할 수 있으며, 인터넷에 계속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경쟁사가 제시하는 클라우드 중심의 AI 모델과는 다른 방식이다.

파운데이션 모델 프레임워크의 특징은 △오프라인 기능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설계 △개발자 친화적 통합 등이다. 우선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이 기술은 인터넷이 잘 안되는 지역에서도 접근성과 안정성이 뛰어나다. 또 모든 AI 계산은 기기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 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환경에서 사용자 데이터가 기기를 벗어날 필요가 없다. 더불어 애플이 선호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Swift를 통해 접근 가능한 이 프레임워크는 최소한의 복잡성으로 정교한 AI 기능을 앱에 내장하는 과정을 간소화했다.

(사진=애플)
예를 들어 인기 있는 저널링 앱인 ‘데이원’은 사용자 입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글쓰기 프롬프트와 지능형 콘텐츠 제안을 제공하며, 이는 모두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오프라인으로 처리된다.


하이킹 지도 앱 ‘올트레일’은 AI를 활용하여 개인화된 하이킹 경로를 제안하고 실시간 환경 통찰력을 제공해 클라우드 연결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연어로 검색하고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외 AI 스팸차단 기능과 챗GPT를 사용해서 만든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앱 활용 등도 소개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스팸 전화나 스팸 문자를 미리 차단해주는 ‘스크리닝’ 기능도 추가됐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경우, 아이폰은 이용자의 전화 알람을 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이 음성 사서함에 통화 목적과 자신의 이름을 남길 경우, 기기는 실시간으로 이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 이용자에게 알려준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특정 이모티콘이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고, 기존의 사진의 스타일 변경도 챗GPT에게 앱 안에서 바로 주문하고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작년 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공개한 이후, 애플은 새로운 기능 출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실리콘 밸리 경쟁사들에 비해 기술력도 뒤떨어졌다”고 애플의 부진한 AI 개발 상황에 대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