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케시, '금융 AI에이전트 기업'으로 재창업 선언..."매출 100%↑ 기대"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6월 10일, 오후 07:11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금융 IT라는 사업 영역만 빼고 조직도, 상품도, 사람도 다 바꿀 것입니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재창업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부회장은 최근 AI 에이전트 기술의 부상으로 금융 생활 전반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0년 초 인터넷의 확산, 2010년 초 스마트폰의 등장이 금융을 혁신한 것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윤 부회장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창구에 가지 않고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채널’의 혁신을 가져왔다면 AI는 사람이 직접 금융 거래를 하지 않고 지시만 하면 되는 ‘주체’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웹케시 윤완수 부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단회에서 금융 AI 에이전트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유경 기자)
윤 부회장은 AI 금융 혁신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말로 하는 뱅킹”으로 요약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은 개발자가 화면, 메뉴, 버튼 등 UI·UX로 기능을 구현해 놓은 것만 사용할 수 있었다. 말로 하는 뱅킹은 이런 화면 구현이 필요 없어진다. 즉, 사용자가 말로 지시하면 AI가 바로 정보를 찾아 주기 때문에 그동안 화면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활용하지 못했던 정보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웹케시는 이 같은 관점에서 금융이 새롭게 디자인돼야 한다고 보고 준비해 왔다. 웹케시는 먼저 지난해 금융 AI 에이전트 표준 모델인 ‘Ai CFO’를 오픈했다. 현재 △수시입출 △예적금 △대출 △외화 △카드 △증권 △신탁 △퇴직연금 △전자세금계산서와 관련한 데이터 학습을 마친 상태다.


웹케시는 Ai CFO 모델을 기반으로 올해 △AI CMS(자금관리) △AI 뱅킹(에이전트뱅킹) △AI MIS(경영정보) 등 기업 운영 전반에 걸친 AI 전환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사업은 AI CMS다. 대·중견기업 8700곳이 쓰는 브랜치 서비스에 AI를 접목한 브랜치 Q를 이달 시범 오픈한다. 브랜치는 은행이 제공하는 자금관리 서비스의 한 형태로, 기업 내부 시스템(ERP 등)과 연동해 각종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웹케시는 은행들과 협의해 오는 8월 중 대고객 서비스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정보시스템을 AI플랫폼으로 전환하는 AI MIS는 웹케시가 새롭게 도전하는 영역이다. 윤 부회장은 “그동안 웹케시는 고객 접점에 있는 채널망 관련 솔루션만 제공해 왔는데, 내부 직원들이 쓰는 정보계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 은행마다 1000명씩 투입돼 내부에서 필요한 고객관리 화면 등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AI 에이전트가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웹케시는 ‘모든 제품의 AI화’를 선언하고, 이에 따른 전사적 조직 개편과 업무 방식의 재설계를 추진할 방침도 밝혔다. 윤 부회장은 “브랜치를 시작으로 경리나라, 인하우스뱅크, 비즈플레이 등 모든 제품 올해 전부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조직도 AI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기 시작했다”며 “AI 전담 조직인 ‘AI 센터 운영’ 인력을 현재 전체 인력의 10% 정도인 30명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1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AI 시대 디자이너와 퍼블리셔 수요가 줄어든 만큼 이 인력은 전부 제품팀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금융 AI 에이전트 기업 전환에 따른 매출 증대도 기대했다. 윤 부회장은 “기존 제품을 전부 AI 플랫폼으로 전환하면 업셀링을 통해 매출은 50~10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 부회장은 “지금 웹케시가 시작한 변화는 단순히 매출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간편결제가 탄생한 것 이상의 혁신을 AI가 가져올 때 웹케시가 얼마나 커질지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