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데일리 DB
실제로 2024년 기준 신규 창업 수는 118만 3000여 곳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하며 2016년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특히 음식점업 창업은 7.7% 줄었고, 커피전문점은 무려 15.2% 감소하는 등 요식업 창업의 매력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고금리, 소비 위축, 자영업 포화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개인택시 시장은 ‘창업 로또’라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서울시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2024년 1억원 선에서 2025년 6월 현재 1억 1500만 원까지 상승했고,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양수 교육 신청자 수는 지난해 3분기 6569명에서 올 1분기 7600명으로 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대형택시 창업 열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 T 벤티’ 신규 기사 수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우버도 지난 4월 대형 차량 기반의 ‘택시 XL’ 서비스를 국내 도입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창업 사례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대기업을 퇴직한 최운용 씨(57)는 “출장 중 택시를 타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자유로운 시간 활용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 덕분에 대형택시를 유망한 창업 아이템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골프장, 공항 이용객 등 고정 수요층을 공략한 전략적 창업을 진행 중이다.
플랫폼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벤티 기사들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6.3시간으로 일평균 8~9콜 정도를 수행해도 기존 중형택시로 10시간 정도 운행할때와 비슷한 수입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효율이 높은 편”이라며 “대기업 부장이나 퇴역 군인, 공무원 등 소위 ‘고스펙’ 은퇴자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대형택시의 경쟁력은 분명하다. 넉넉한 적재 공간 덕분에 짐이 많은 이용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고, 공항·골프장·유아 동반 이동 등 특정 목적 수요에 최적화된 예약 기반 시스템도 강점이다. 우버가 국내에 선보인 ‘택시 XL’ 역시 캐리어 3개까지 실을 수 있는 SUV급 차량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미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하나의 독립된 모빌리티 카테고리로 정착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단기적 대안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고준호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는 “생계형 자영업의 평균 생존 기간이 5년이 채 되지 않고, 월평균 수입도 최저임금조차 넘기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은퇴 시기도 예전에 비해 점차 빨라지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재취업 교육 과정 등 관련 제도를 활성화 하기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