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업무, 하나의 AI로 통합될 것…금융 IT 새판 열려"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6월 22일, 오후 07:1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IT 기업들은 결국 사용자 접점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할 것입니다. 모든 업무를 하나의 AI 에이전트가 처리하진 않겠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직의 모든 업무는 하나의 에이전트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 IT 새 판이 짜지고 있는 것이죠.”

윤완수 웹케시(053580) 부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웹케시가 금융 AI 에이전트 기업 전환을 목표로 ‘제2의 창업’ 수준의 조직·사업 재정비에 나선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웹케시는 올해 그룹 내 AI 사업 핵심 허브인 ‘AI 센터’ 인력을 기존 30명에서 100명까지 늘리고, 브랜치를 시작으로 경리나라, 인하우스뱅크, 비즈플레이 등 모든 제품의 AI에이전트화를 추진 중이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사진=웹케시)
윤 부회장은 자사 금융 AI에이전트 솔루션의 핵심은 인터페이스를 ‘질문창’으로 바꾼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는 사용자가 직접 화면을 보면서 업무를 처리했다면, 앞으로는 AI에게 말로 지시만 하면 에이전트가 대신 일을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윤 부회장은 이런 인터페이스의 변화로 서비스 확장성이 매우 커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선 기능의 확장성이 커졌다. 그는 “질문창에서는 ‘지난달과 이번 달 출금액을 비교해줘’와 같은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기존 시스템에서는 사용자가 이런 궁금증이 있어도 화면으로 구현돼 있지 않은 것이면 정보를 바로 얻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즉, 사용자가 말로 지시하면 AI가 바로 정보를 찾아 주기 때문에 그동안 화면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활용하지 못했던 정보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향후 몇 년 안에는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상호 연동되면서 확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 부회장은 “지금은 각 서비스의 목적이 분명하고 화면 내에서만 업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솔루션을 쓰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앞으로 인터페이스가 모두 질문창으로 바뀌면 무엇이든 물어보려 할 것이다. 사람들은 한 곳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고 싶어 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각 시스템의 데이터만 연결하면 답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CFO 조직의 모든 업무는 한 개의 AI 에이전트로 커버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웹케시가 금융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을 때 성과는 현재로서 예측 불가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 부회장은 “기존 상품에 AI 에이전트를 결합하고 업셀링만 해도 기존보다 매출이 50~100% 늘어날 것으로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웹케시가 바라보는 큰 그림은 AI로 바뀔 금융 IT 시장판에 새로운 주류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엔 IT서비스 3사뿐 아니라 통신사까지 국내 금융 AX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웹케시의 경쟁력에 대해 윤 부회장은 “금융 도메인에서는 기존에 웹케시가 쌓아온 데이터와 인프라가 큰 강점이기 때문에 우리가 한 발 앞서 시장에 진입하면 기존 경쟁사들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웹케시는 특히 금융 서비스의 핵심 채널인 기업자금관리서비스(CMS), 기업 인터넷 뱅킹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 영역부터 AI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한다는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웹케시가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사업도 AI CMS인 브랜치Q다. 대·중견기업 8700곳이 쓰는 브랜치 서비스에 AI를 접목한 브랜치 Q를 이달 시범 오픈한다. 브랜치는 은행이 제공하는 자금관리 서비스의 한 형태로, 기업 내부 시스템(ERP 등)과 연동해 각종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웹케시는 4개 은행과 협의해 오는 8월 중 서비스를 정식 오픈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