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휴머노이드, AI 데이터 자산·인프라 구축이 관건"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6월 24일, 오후 03:42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한국형 휴머노이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효율적인 데이터 자산 및 인프라 구축에 달렸다는 진단이 나왔다.

24일 서울 여의도 FKI전경련플라자에서 세미나허브가 개최한 ‘AI와 로봇이 여는 미래, K-휴머노이드 기술개발과 실증사례 세미나’에서 박찬솔 SK증권 연구위원이 ‘자본시장이 잉태한 휴머노이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24일 서울 여의도 FKI전경련플라자에서 ‘AI와 로봇이 여는 미래, K-휴머노이드 기술개발과 실증사례 세미나’가 열렸다. 총 7개 주제로 개최된 이날 행사는 국내 로봇 및 AI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의 변곡점을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했다. 세미나허브가 주관·주최, 한국로봇산업협회 후원으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했다.

고경철 고영테크놀로지 전무는 ‘로봇과 AI 융합 기술 동향 및 미래 전망’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서,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현재의 글로벌 환경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K-휴머노이드’ 기술이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지를 짚으며 국가적 기술 경쟁력 확보 방안과 산업 현장에서의 구체적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고 전무는 “로봇의 4대 난제라고 하면 물체 인식 기술, 위치 인식 기술, 이동 기술, 핸들링 기술”이라며 “모터나 감속기 등 하드웨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로봇 기술의 포인트가 소프트웨어로 넘어가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봤다.

그는 이어 “소프트웨어를 개방하고 데이터 위주로 학습시키는 구조로 발전하면서, AI와 로봇이 디지털 환경으로 학습 데이터를 연동시키고 로봇의 실제 행동 지능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로 연구 초점이 넘어가고 있다”며 “결국 데이터 자산을 얼마나 확보하고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서 실제 로봇과 AI의 성능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일홍 코가로보틱스 대표가 ‘휴머노이드를 위한 맞춤형 경량 AI 기술’ 주제 발표에서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스마트 제조 현장에 적합한 지능형 로봇 기술의 진화 방향과 함께, 휴머노이드 기술이 어떻게 산업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를 기술적으로 설명했다.

서 대표는 “정보 바인딩을 어떻게 모으고 중첩해서 모든 기능이 생기는 순간 ‘에피소드 메모리’가 만들어지면서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라고 하는 것이 한순간에 만들어진다”며 “정보의 추가와 삭제 등 컴포지션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뇌 속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응용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려면 상당히 많은 파인 튜닝이 필요하고 가격 대비 성능도 나와야 한다”며 “적은 양의 데이터로 현장 학습이 가능한 스몰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면,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 움직임을 따라잡으면서 색깔을 다르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위원은 ‘자본시장이 잉태한 휴머노이드’ 주제 강연에서, 로봇 산업이 과연 투자 관점에서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경제 및 산업 트렌드 측면에서 분석했다. 최근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고령화, 반복 업무 자동화 수요 증가 등 흐름 속에서 휴머노이드 산업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봤다.

이 밖에도 이준석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연구위원은 휴머노이드 기술의 정책적 방향성과 함께, 기업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기술기획 방안을 제시했다. 정책, 과제, 연구·개발(R&D) 로드맵의 실질적 흐름을 전달함으로써 산업계와 정책 간의 연계를 모색했다.

박연묵 원익로보틱스 미래기술본부장은 자사 국산 로봇 그리퍼 ‘알레그로 핸드(Allegro Hand)’ 개발 및 실제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김종환 디스펙터 대표는 지능형 휴머노이드 ‘마이봇(MyBot)’ 실증 기반 로봇 플랫폼 구축 사례를 발표했다. 손병희 마음AI 연구소장은 심리·행동 기반 감성AI 기술의 연구 동향과 상용화 전략을 소개했다.

세미나허브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K-휴머노이드 기술의 미래를 진단하는 자리”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K-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2024년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제4차)’을 통해 2030년까지 민·관에서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첨단 로봇 100만 대 보급과 핵심부품 국산화율 80% 달성을 추진 중이다. 올해 4월 주요 기관 및 기업들이 참여한 ‘K-휴머노이드 연합’도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