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2025.7.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해 정부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자 5000억 원대 고객 보상안과 7000억 원 규모의 정보보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위약금을 면제하라는 정부의 판단도 수용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 모든 임직원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다시 한번 고객과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유 대표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침해 사고로 인한 고객의 피해를 원천 차단하는 '고객 안심 패키지' △향후 5년간 총 70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정보보호 혁신안' △2400만 SKT 고객이 모두 이용 가능한 5000억 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약정고객 해지 위약금 면제' 등으로 구성됐다.
전 고객 대상 8월 요금 50% 감면…5000억원 규모 보상
SK텔레콤은 8월 통신 요금 할인, 연말까지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대폭 확대 등5000억 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발표했다.
우선 SK텔레콤 전 고객을 대상으로 8월 통신요금 절반이 할인된다. 이는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 대상으로도 50% 할인이 적용된다.
또 8월부터 연말까지 건 고객에게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한다. T멤버십을 통해 8월부터 다양한 제휴사에서 매월 50% 이상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위약금 면제 수용…14일까지 해지 예정 고객 대상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위약금 면제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자 이를 수용했다.
위약금 면제의 경우 침해 사고 발생 전(4월 18일 24시 기준) 약정 고객 중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 및 7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했다. 다시 말해 침해사고 직후 불가피하게 약정을 해지한 고객에게도 위약금 면제 혜택이 소급 적용된다.
위약금은 약정 기간 내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제공받은 할인 혜택의 전부 혹은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으로 단말 지원금 반환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반환금이 해당한다. 참고로 단말기 할부금은 단말기 자체를 할부로 구매한 대금으로, 통신 서비스 약정과 별개의 구매 계약이기 때문에 위약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약금 환급 신청은 15일부터 가능하다.위약금 면제는 기납부한 위약금을 신청하면 환급하는 형태로 진행 예정이며, 상세 내용은 T월드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 예정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침해사고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5년간 7000억원대 정보보호 투자
향후 5년간 7000억 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도 이뤄진다.
유 대표는 "정보보호 투자 규모가 부족했던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보보호 투자가 본업 경쟁력 강화 근간이라는 생각으로 향후 5년간 7000억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정보보호 전문 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하고, 보안 기술·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액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정보보호 기금 100억 원도 출연해 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활성화에도 나선다. 이 기금은 정보보호 관련 대학과 연계한 인재 육성과 산학 연계 프로그램 운영, 유망 정보보호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 등에 사용된다.
또 정부가 요구한 대로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CEO 직속으로 격상해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이사회에 보안 전문가를 영입하고 회사 보안 상태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레드팀을 신설하는 등 사이버 보안 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해킹 사태 관련 최종 조사결과 발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5.7.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큰 손실 예상되지만 고객 신뢰 받을 것"
이번 일련의 조치들도 SK텔레콤은 올해 2~3분기 큰 규모의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유 대표는 "당연히 회사 실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해킹 사태를 계기로 SKT가 단기간 매출, 실적 하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안이 강한 회사, 고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위약금 면제로 굉장히 큰 손실이 예상된다"면서도 "이사회에서고객 신뢰를 포함한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약금 면제 결정 시점은 이날 정부 조사 결과 발표 이후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오늘 과기정통부 발표 후 긴급 이사회 열고 격론 끝에 위약금 면제를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 내렸다"며 "위약금 면제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정부 발표를 보면서 또 최근 여러 고객과 관련된 상황을 보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 회사와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