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면제·80만원 보조금…” 7월에 새 휴대폰 사야하는 이유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7월 07일, 오전 07:57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SK텔레콤(017670)이 사이버 침해 사고에 따른 보상 조치로 해지 고객에게 위약금 환급을 결정하고, 연말까지 자사 복귀 고객에 한해 멤버십 복원까지 약속하면서 7월 번호이동 시장이 크게 활기를 띨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005930) 신형 스마트폰 출시,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 등의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통신 3사 간 마케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번 달이 스마트폰을 유리한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7월 통신시장 주요 이벤트(표=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6일 서울시 종로구 한 매장 앞에 SKT 위약금 면제 확정으로 ‘안전한 KT’로 오라는 안내문이 써있다 (사진=윤정훈 기자)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4월 19일부터 오는 7월 14일 자정까지 자사 서비스를 해지하는 고객에 대해 ‘통신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통신사 변경(번호이동)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혀온 위약금이 사라지면서,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남은 8일 동안 공격적인 고객 유치전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면제 대상에는 공시지원금 약정, 선택약정, 재약정 등이 포함되며, 단말기 잔여 할부금은 제외된다.

SKT는 이탈 고객을 붙잡기 위한 대규모 보상 패키지도 가동 중이다. 8월 한 달간 통신요금 50% 할인, 매월 50GB의 추가 데이터 제공을 연말까지 지원하며, 해지 후 6개월 이내 재가입 시 기존 멤버십 등급과 가입 연수까지 복원해준다.

멤버십 제휴 혜택도 대폭 강화된다. 베이커리·외식·카페·편의점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이 제공되며, 예를 들어 GS25 편의점에서는 T멤버십 고객이 매주 화요일 신선식품을 구매할 경우 최대 3만원까지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막으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7월 이동통신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번호이동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6월까지 약 62만 명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되며, 1위 사업자의 리더십을 되찾기 위한 공격에 돌입한 상황이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를 기회로 공세적인 고객 유치전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실제로 갤럭시 S25 구매 시 SKT로 번호이동하면 평균 80만 원가량의 보조금이 지급되며, 이는 타사 평균(약 60만 원)보다 20만 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통신 3사 간 ‘고객 쟁탈전’이 실질적인 구매 혜택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7월 중순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Z플립7 과 Z폴드7 발매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번호이동을 촉발하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현지시간) 신형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으로 통상 사전예약 일주일 후 정식 발매가 되는걸 감안하면 7월 16일께 신형폰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갤럭시 Z플립7과 Z폴드7를 기다렸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치열한 보조금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6일 KT 매장 앞에 SKT 고객이 위약금없이 번호이동 가능한 기간을 붙여놨다(사진=윤정훈 기자)
통신사 관계자는 “보조금은 한쪽이 크게 높아지면 따라가는 구조인데, 7월 14일까지는 SKT 위약금 면제 기간이라 경쟁사들도 당분간 관망하고 이후 삼성 신형폰 출시에 맞춰 마케팅이 활발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2일부터 시행되는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도 통신 3사 간 경쟁에 불을 붙일 핵심 변수다. 2014년 도입된 단통법은 △지원금 공시 의무△유통점 추가지원금 상한제(공시지원금의 15% 이내) △부당한 지원금 차별 금지 등의 규제를 통해 보조금 경쟁을 억제해왔다.

그러나 법이 폐지되면서 통신사와 유통점은 번호이동 고객이나 고가 요금제 가입자에게 더 유연한 보조금 정책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그간 금지됐던 요금제별·가입유형별 차등 지원금 제공도 허용되며, 시장 내 가격 경쟁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고령층·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보호 장치는 기존대로 유지된다.

업계는 단통법 폐지로 인해 보조금 확대뿐 아니라 멤버십 혜택 강화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SKT 사이버 침해 사고에 이어 단통법까지 폐지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온 무선 시장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며 “당분간 시장 예측이 쉽지 않고, 통신 3사 간 경쟁 강도도 예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거리에 SKT 위약금 면제로 인해 번호이동시 혜택을 홍보하는 게시물이 전시돼있다(사진=윤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