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개인정보 침해, 전세계 공동대응 필요"…'GPA 서울' 개막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9월 16일, 오후 01:41

[이데일리 권하영 기자] 세계 최대 규모 개인정보 감독기구 협의체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GPA)’가 1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막했다. 아시아 국가 중 첫 개최지인 한국이 인공지능(AI) 시대 개인정보보호 국제공조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시대 데이터 오남용과 개인정보 침해 위협에 대한 전 세계적 공동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된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GPA)’에서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개인정보위)
이 대통령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AI를 통한 데이터의 무분별한 활용은 기술에 대한 국민 신뢰뿐 아니라 그 나라의 경제와 사회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개별 국가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전 세계적 공동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GPA는 미국·유럽연합(EU)·영국 등 전 세계 95개국 148개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참여하는 개인정보 분야 최대 규모 국제 협의체로서 매년 정기총회를 가진다. 한국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것으로, 아시아에서는 2017년 홍콩 이후 두 번째지만 국가 단위 주최는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 GPA 개최로 한국은 각국 규제 영향력이 큰 개인정보보호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과 규범 방향을 주도하게 됐다.

고 위원장은 “우리 생활과 업무 전반에 AI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AI가 가진 초국경적이며 동시다발적인 특성으로 인해 개별 국가나 관할권이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AI 에이전트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인정보 취약점도 늘어날 것”이라며 “국가 규범 격차, 제도 역량 격차, 시민 신뢰 격차를 협력과 연대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 개인정보 이슈’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GPA는 5개 주제 기조연설과 20개 패널 토론이 진행된다. 주제별로 전 세계 정보보호 관련 감독기구와 산학계 및 시민단체 120여명이 패널로 참여한다.

개막식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메러디스 휘태커 시그널 재단 회장은 AI 에이전트 기술이 새로운 프라이버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에 대해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통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시그널은 오픈소스 기반 암호화 메신저를 무료로 제공하는 비영리 재단이다.

휘태커 회장은 “운영체제 공급업체로부터 어떤 데이터가 접근·수집·사용되고 있는지 근본적인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며 “AI 에이전트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허용한다는 명목으로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결코 약화시켜선 안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는 각국 회원기관을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엔(UN)·월드뱅크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도 참가하며, 전 세계 빅테크 개인정보 및 규제 준수 책임자 등 1000여명이 집결한다. 지난 15일 사전 행사로 포문을 연 총회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