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순민 KT AI 퓨처랩장(사진)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산업의 발전은 클라우드 전환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배 랩장은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7월 취임하자마자 마련한 ‘AI 3대 강국 조기 실현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 논의 자리에서 AI 전환을 위해선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AI 모델을 위해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해 두는 수준이 아니라, 표준화와 구조화가 이뤄지고, API를 통해 다른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그래야 온프레미스 환경이든, 클라우드 환경이든, AI 모델이 제약 없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데이터의 AI 프렌들리화’와 ‘클라우드 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만 온프레미스와 API 정합이 보장되고, AI 산업 전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AI 사업을 위해서는 클라우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며 실제로 생성형 AI를 도입한 많은 기업들이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을 위해서도 클라우드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배 랩장은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려면 막대한 연산 자원과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를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클라우드는 필요한 만큼 자원을 즉시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AI 기술 발전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안전한 클라우드 환경 기반 AX 산업 대전환 이뤄야
특히 클라우드 기술 중에서도 보안과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 기반의 AI 환경에서는 여러 주체가 같은 데이터를 공유하는 만큼, 정보 유출이나 오남용하는 위험이 뒤따른다”라며 “안전성이 확보된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데이터와 서비스를 여러 주체가 안전하게 함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AI 생태계의 확장과 기술의 실질적 적용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강력한 보안 체계와 데이터 보호 기술이 전제돼야만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KT가 AI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렵고 도전적인 부분으로 클라우드 전환과 고객 경험(AX) 전환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배 랩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빠르게 클라우드 기반으로 확장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더 적극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라며 “기업별로 데이터가 파편화되어 있고, 민감한 정보가 많다 보니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원활히 확보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AI 산업의 도약을 위해서는 모델 개발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적용으로 나아가는 ‘AX산업 대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는 것이다.
배 랩장은 “AI 모델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보다는 제조, 금융, 의료, 교육, 공공 등 산업 현장에 들어가 실질적인 성과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지금까지는 PoC나 시범사업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현장 중심의 적용과 확산으로 이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AI 친화적으로 정비하고 동시에 보안과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장하는 책임있는 AI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AI는 모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산업을 혁신하는 도구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가 AX 대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