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아이반 장 코히어 공동 창업자, 임은영 LG CNS AI센터 젠(Gen)AI사업담당. (사진=LG CNS)
LG(003550) CNS는 캐나다 AI 전문기업 코히어와 손잡고 바로 이 지점을 공략한다. 최근 기업용 에이전틱 AI 플랫폼 ‘에이전틱웍스(AgenticWorks)’를 공개한 LG CNS는 코히어와의 협력을 통해 금융권 고객사 10여 곳을 대상으로 개념검증(PoC)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 CNS는 에이전틱웍스에서 코딩 없이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노코드 개발 환경인 ‘스튜디오(Studio)’를 코히어의 기업용 AI 플랫폼인 ‘노스(North)’ 기반으로 구현했으며, 코히어와 공동 개발한 한국어 특화 LLM을 적용했다.
LG CNS 에이전틱웍스 차별점은 “고객 맞춤화”
임은영 LG CNS AI센터 젠(Gen)AI사업담당은 최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한국어 특화 LLM 기반의 에이전틱웍스가 가지는 가장 큰 강점을 ‘고객 맞춤화’로 소개했다.
임 담당은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만 개발이 가능한 고객사들이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회사 데이터로 학습시키는 파인튜닝 과정을 거치면 AI 모델의 이해도가 높아진다”며 “그런 과정들이 사실 굉장히 어려운데, 우리 플랫폼은 고객이 원하는 커스터마이징과 함께 에이전트 개발에 바로 착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범용적인 AI 플랫폼을 제공하는 오픈AI·구글 등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선포기도 하다. 임 담당은 “퍼블릭 환경에서도 물론 우리 플랫폼을 도입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고객 입장에선 아마존웹서비스(AWS)나 구글 등 선택지가 많다”며 “많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되는 것보다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빅테크 보다 결코 떨어지지 않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용 AI 강자’ 코히어, “한국은 매력적인 AI 시장”
그런 점에서 기업용 에이전틱 AI를 오래 연구해온 코히어와의 협업은 가장 적절한 선택지였다. 장화진 코히어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코히어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B2B 비즈니스에 굉장히 집중하는 회사”라며 “특히 코히어의 모델 아키텍처는 다른 경쟁사 대비 최적화돼 있어, 똑같은 벤치마킹 성과를 내더라도 딥시크나 오픈AI에선 16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필요하다면 코히어는 단 2개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코히어 입장에서도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에이든 고메즈 최고경영자(CEO)와 더불어 코히어의 공동 창업자인 아이반 장(Ivan Zhang)은 “한국은 매우 정교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디지털 네이티브 인구가 많은 시장”이라며 “새로운 문제 해결법을 계속해서 찾아내는 성향이 굉장히 고무적이며, 소버린AI(AI 주권)와 관련해 정부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중요한 지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온프레미스·검색증강생성 기술로 보안·신뢰 확보
양사가 에이전틱AI 플랫폼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보안과 신뢰다. 아이반 장은 “우리 브랜드는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중심에 두고 창업 첫날부터 개발을 시작했다”며 “시스템 안에 있는 데이터는 밖으로 유출되지 않게 설계했고,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도 온프레미스에서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AI의 고질적 문제인 할루시네이션(거짓 정보 생성)과 관련해서도 “우리 모델은 RAG(검색증강생성)으로 훈련돼 할루시네이션을 최소화하고, 에이전트웍스에 있는 툴을 최대한 활용해 답변의 출처를 명시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장화진 총괄은 “기업의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를 무조건 AI한테 맡기는 건 답이 아니다”며 “마지막에 사람이 결정을 하게 하는 프로세스적 보완은 아직까지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목표는 국내 시장 선점”…에이전틱웍스 ‘출사표’
LG CNS는 코히어와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에이전틱웍스를 국내 시장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에이전틱 AI 시장 자체가 이제 시작 단계지만, 임 담당은 시장 선점을 자신한다. 그는 “목표는 내년에 에이전틱웍스로 국내 에이전트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에이전틱 AI는 매우 다양한 사업적 기회를 가져올 것이고, 특히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라면 어디든지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현재는 은행권 등 금융사 위주로 PoC를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타깃층은 보건의료·공공·제조 등 보안과 신뢰 기반의 에이전틱 AI를 원하는 어디든지 해당된다는 얘기다.
임 담당은 “에이전틱 AI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전체 회사 프로세스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며 “필요하면 그러한 시스템까지도 변화시킬 의지가 있어야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