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인 구달 박사(제인 구달 연구소 제공)/뉴스1
영국의 저명한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1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과학계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과학계에 따르면 구달 박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투어 강연을 하던 중 자연적인 원인으로 별세했다.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그는 기존 동물행동학의 금기를 깨고 침팬지에게 이름을 붙여 개별적 존재로 존중했다"며 "도구 사용, 사회적 관계, 감정과 성격 등 인간만의 특징으로 여겨진 요소가 침팬지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재정의하는 혁명적 발견"이라고 평했다.
2014년 구달 박사의 한국 방문을 곁에서 수행한 김미연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부대표는 "불가능이 없다는 메시지를 주변에 설파하셨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김미연 부대표는 "당시 한참 행동생태학 박사학위 진학을 두고 고민했다. 구달 박사는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격려를 해주셨고, 그게 제 원동력이 됐다"며 "덕분에 지금까지 해양포유류 연구와 보전 활동을 저도 지속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웨스트 호주 플린더스대 명예교수도 구달 박사의 과학적 탐구 정신과 윤리 의식을 기렸다. 웨스트 교수는 약 30년 전 침팬지를 이용한 에이즈 연구 그룹에서 구달 박사를 만났다.
웨스트 교수는 "전 세계 유인원 보존을 주도하는 한편, 환경과 인류를 위한 목소리를 후세에 전하셨다"며 "과학계의 젊은 여성들에도 영감을 불어넣었다. 구달 박사는 세상에 없지만 그녀의 이름을 붙인 수많은 프로젝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언 리치 디킨대 야생동물생태·보존학 교수 역시 "여성이 과학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소외된 시대적 상황에서도 구달 박사는 연구적 지평을 넓혔다"며 "저 같은 신진 과학자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달 박사는 1960년 26세의 나이로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영장류가 의사소통·개성 발달·도구 제작 및 사용 등에서 인간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또 구달 박사는 제인 구달 연구소와 '루츠 앤 슛츠(뿌리와 새싹)'를 설립, 연구를 넘어 환경보전 운동으로 행보를 넓혔다. UN 평화대사로도 활동하며 동물 복지와 생태 보전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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