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주 유니티 APAC 애드보커시 리더는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유니티코리아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XR(확장현실) 헤드셋 시장 독보적 1위인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가 개발한 XR 헤드셋 시리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XR 콘텐츠를 만드는 개발자들이 “유니티를 압도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범주 유니티 APAC 애드보커시 리더가 1일 서울 강남구 유니티코리아 본사에서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유니티)
김 리더는 이러한 XR 콘텐츠 시장 점유율의 비결은 유니티 인더스트리의 3대 기술 철학인 연결, 개발, 배포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를 빠르고 유연하게 연결·변환할 수 있는 능력, 개발자가 쉽게 배워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속도와 유연성, 다양한 플랫폼과 디바이스에 배포할 수 있는 범용성 등이 산업 현장에서 유니티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메타 퀘스트, 애플 비전프로에 이어 올해 삼성전자의 ‘프로젝트 무한’ 등 XR 기기 확대에 따라 XR 콘텐츠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게임 엔진으로 유명한 유니티는 XR 플랫폼과 기기에서도 크리에이터가 개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며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업계에선 글로벌 XR 시장은 게임·엔터테인먼트 중심에서 헬스케어, 제조, 교육, 국방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해 오는 2030년에는 1조5000억 달러(약 2100조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 비전프로용 Tequilla Don Juilo 몰입형 앱(사진=Trigger XR)
이러한 기술적 유연성은 곧 방대한 개발자 생태계로 이어진다. 전 세계 120만명이 넘는 개발자가 산업용 XR 솔루션을 만들고 있으며, 유니티 에셋 스토어에는 공장·물류센터 모델링 같은 산업용 자산이 다수 제공돼 개발 효율을 높인다.

유니티 에셋 매니저가 BMW 그룹의 디자인, 엔지니어링, 마케팅 등 모든 부서의 워크플로 강화를 지원한다. (사진=BMW)
전 산업군에서 유니티 XR 기술이 확장되는 가운데 실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김 리더는 “BMW는 가상 주행 훈련으로 교육 비용을 70% 줄였다”며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인 칼스 주니어에선 매장 직원들에게 햄버거 조리 과정이나 고객 응대 절차 등을 교육하는 XR 트레이닝으로 매니저들의 업무 자신감이 66%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PwC 보고서에 따르면 XR 트레이닝은 교육 시간을 기존 방식 대비 4배 단축하고, 비용은 73% 절감하며, 오류는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티 기반 안드로이드 XR 콘텐츠 포팅 사례 ‘Job Simulator’ (사진=Owlchemy Labs)
김 리더는 “자동차 오일 교환, 전기 용접, 병원 장비 사용 훈련 등에서 XR 시뮬레이션을 적용하면 몰입도가 높고 교육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며 “XR 트레이닝은 기존 책이나 영상 학습과는 차원이 달라 실제 손으로 장비를 다루는 과정을 통해 ‘머슬 메모리(근육 기억)’가 형성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높다”고 강조했다.
유니티 XR은 단순 교육을 넘어 제조, 건설,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환경으로 확장되고 있다.
민경준 유니티 코리아 인더스트리 사업본부장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유니티 기반 VR·AR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중장비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스웨덴 건설사 스칸스카, 일본 오바야시는 BIM 데이터를 3D화해 협업과 교육에 XR을 적용했다”며 “자동차 분야에서는 도요타,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차량 HMI를 유니티로 구현해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주(왼쪽) 유니티 APAC 애드보커시 리더와 민경준 유니티 코리아 인더스트리 사업본부장이 1일 서울 강남구 유니티코리아 본사에서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유니티)
유니티는 제조업, 건설업, 하이테크 분야에서 전통적 강국인 한국 시장을 디지털 혁신과 AI 융합을 선도할 핵심 거점으로 평가했다.
민 본부장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격 거리에서 공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상 디지털 트윈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다임리서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유니티 기술을 가상 환경 트레이닝과 시뮬레이션에 적극 활용하며 테스트베드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리더도 “최근 울산과기대가 핵융합 발전소 디지털 트윈을 유니티로 구현해 해외 과학 잡지에 보도되기도 했다”며 “한국은 실시간 3D 기술을 가장 빠르게 실험·도입하는 국가 중 하나라 글로벌 본사에서도 ‘혁신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AI 시대에도 유니티는 연결, 개발, 배포로 이어지는 기술 3대 축이 그대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김 리더는 “유니티는 가볍고 직관적인 개발 구조 덕분에 AI와 결합해 더 빠른 개발이 가능하다”며 “AI가 생성한 코드나 3D 모델도 유니티 환경에서 바로 실행하고 시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