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카르텔 의혹' 김형숙 교수…"본인 회사로 7억원 연구비 써"

IT/과학

뉴스1,

2025년 10월 17일, 오전 10:24

김형숙 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학부 심리뇌과학전공 교수.(한양대 제공)/뉴스1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이 있던 윤석열 정부 때 되레 예산이 늘어 'R&D 카르텔 논란'을 일으킨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의 연구비가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 책임자인 김형숙 한양대 교수(데이터사이언스학부)가 관련 연구비 약 7억 1000만 원을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용 전공인 비전문가가 수백억 원의 초거대 인공지능(AI) 국책 R&D를 총괄하는 게 의심스럽다"며 질타를 받았다.

17일 국회 과방위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비대면 정서장애 과제 현장점검 결과 및 이슈사항' 점검 결과를 공유했다. 연구재단을 주축으로 꾸려진 점검반이 올해 8월 한양대·서울대·삼성서울병원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김 교수는 본인이 창업하고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몰리데이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구활동비 7억 1000만 원 가량을 집행했다. 몰리데이가 디지털치료제 임상 위탁용역에 필요한 특허 실시권을 가진 유일한 기업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교수 측 해명이다.

다만 이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개발비 사용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기준에 따르면 인적·물적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기관 간 발생하는 비용은 집행해선 안 된다.

이 밖에도 김 교수는 해당 연구와 관련 없는 법률고문료에 약 9000만 원을 쓰고, 출장비도 1080만 원 넘게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올해 7월 22일 종료된 사업은 연구성과 평가에서 66.78점으로 '미흡'(C) 등급을 받았다. 디지털 치료제의 확증 임상이 실패했고, 결과물은 없었다는 게 평가의원들의 공통된 소견이다.

사업에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약 364억 원이 투입됐다. R&D 예산 삭감이 본격화한 2023년 이후에는 오히려 예산이 75억 원 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무용을 전공하고 체육교육학과를 나왔지만, 한양대 공대 교수로 임용됐다. 지난 정부 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창경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전 위원장 겸 한양대 교수와의 친분이 작용했을 거란 의혹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과기정통부 측은 "사업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연구비 환수 등 조처를 이달 말까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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