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연이은 해킹 사고로 통신망 보안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SK텔레콤 유영상 대표와 LG유플러스 홍범식 대표를 17일 긴급히 불러 비공개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KT 김영섭 대표는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과기정통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통신사 CEO·CISO 면담”이라고만 밝히며,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심지어 내부 담당자조차 “누가 참석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해, 불투명한 행정 처리 논란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오는 21일 국회 과방위의 해킹 관련 청문회를 앞두고, 통신 3사 CEO를 모두 부르기 부담스러웠던 과기정통부가 일부만 면담하는 절충안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배 부총리는 이번 면담에서 “최근 잇따른 해킹사고로 국민 신뢰가 떨어진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통신사에 정보보호 쇄신과 전사적 보안 강화 노력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시대를 대비한 통신사의 역할도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 확대, AI 인프라 투자,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이 필요하다”며 “통신사는 국민 모두가 이용하는 핵심 인프라를 운영하는 만큼, 보안과 혁신 모두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청문회를 앞두고도 면담 내용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명확한 보안 정책 방향 제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