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플레이 녹화 갈무리)/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지난달 4일 출시된 2D '메트로배니아' 액션게임 '할로우나이트 실크송'을 해봤다. 수많은 코어팬을 양산한 전작 '할로우나이트' 이후 8년만의 후속작이다.
출시 직후 구매자가 몰려 스팀·닌텐도E숍·플레이스테이션 상점 내 게임 페이지가 한때 접속 오류를 겪기도 했다.
플레이어는 지하 벌레 왕국을 탐험하는 거미 여전사 '호넷'의 여정을 따라가게 된다.차근차근 밝혀지는 어두운 세계관, 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아기자기한 그림체가 묘한 시너지를 낸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인 만큼 게임의 재미는 기본적으로 탐험에 있다. 숨겨진 장소에서 동료 캐릭터·아이템·기술을 찾아가며 캐릭터가 성장한다.
이와 반대로 캐릭터 성장이 탐험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점프로 갈 수 없는 입구라면, 이후 이단 점프를 배워서 공략할 수 있다. 여러 이동 기술로 개미굴같은 맵을 밝히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반 점프로는 갈 수 없지만 이단 점프를 얻으면 천장에 뚫린 공간을 탐색할 수 있다.(게임 녹화 갈무리)/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여러 이동 기술을 통해 밝혀진 맵들. 메트로바니아 장르 특유의 개미굴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게임 스크린 갈무리)/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문제는 초반부터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전투 난도다.초기 생명 수치(HP)는 5칸인데 이를 2칸씩 갉아먹는 적들이 즐비했다. 3번의 공격만 허용해도 죽을 수 있다.
게다가 이 시리즈는 '소울-라이크' 장르로도 묶일 만큼 죽음으로 인한 페널티가 크다. 죽게 되면 재화를 즉시 잃어버리고, 적들은 다시 부활한다. 몬스터와 트랩으로 가득찬 죽은 지점까지 돌아가 재화를 회수해야 한다.
익숙지 않은 게이머라면 재미보단 피로함이 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마법을 난사하고 날아다니는 적이 즐비한데, 주인공은 대못 칼을 휘두르는 단순한 공격 위주로 풀어가야 한다. 적의 공격 패턴을 숙지한 뒤 움직이는 '방어적 플레이'가 강제된다.
이런 복합적 원인으로 소위 '뉴비'(초보 플레이어)들 사이에선 실크송의 난도가 '맛없게 맵다'는 평까지 나온다. 기자는 전작을 클리어한 편이라 괜찮았지만, 호기심에 유입된 유저 중 상당수는 2시간 내로 게임을 무료 환불했다.
배경으론 게임이 애초에 전작의 확장팩 DLC(유료 다운로드 콘텐츠)로 기획된 점이 꼽힌다. 본편 막바지에 다다르면 캐릭터가 강해지기 때문에, 보통 DLC는 고난도로 설정된다.
하지만 개발진 팀체리는 실크송을 DLC가 아닌 독립 후속편으로 내는 것으로 선회했다. 그 과정에서 고난도를 충분히 완화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게임을 추천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가성비 때문이다. AAA급 비디오 게임 가격이 기본 6만~7만 원을 육박하는 시대, 실크송의 가격은 2만 1500원이다.
물론 인디게임인 것을 감안해야 겠지만, 높은 완성도와 수십 시간의 분량을 갖췄다는 점은 분명하다. 게임은 '올해의 게임상(GOTY)'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100시간 가량의 플레이 동안 수차례 죽어가며 파훼법을 찾아냈다. 용기 내 플레이한다면 캐릭터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스스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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