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대규모 해킹 사태 여파에 이동통신 3사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경영진 책임론이 커지면서 수장 교체 등 인적 쇄신도 단행하고 있다. 첫 주자는 SK텔레콤(017670)이다. SK텔레콤은 판사 출신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KT(030200) 역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소액결제 사태로 국회 국정감사 기간 집중포화를 받은 김영섭 KT 대표는 조만간 이사회에 연임 여부를 놓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LG유플러스(032640)는 대표 교체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국감 기간 서버 폐기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당국 신고 절차를 밟는 등 리더십에 금이 갔다.
사상 첫 적자 발표와 함께 리더십 교체한 SKT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대표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인적 쇄신을 통해 대규모 해킹 사태 영향을 최소화하고, 올해 4분기부터 반등을 노리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522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2조 66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1%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 1분기 이후 첫 적자 전환이다. 실적 악화에 따라 3분기 배당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4월 발생한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 수습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5000억 원대 고객 보상안, 위약금 면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약 1348억 원의 과징금이 악영향을 미쳤다.
새로 선임된 정 CEO는 SK텔레콤의 첫 법조인 출신 수장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하는 등 20년간 법조계에 몸을 담았다. 직전에는 대외협력 부문 사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대규모 해킹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둔 인사로 평가된다.
SK그룹은 "정 사장은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높이고, 거버넌스 체계 지속 고도화를 통해 고객 신뢰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년간 임기를 이어오던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영섭 KT 대표가 11일 서울 광화문KT지사에서 열린 소액결제 피해 관련 브리핑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2025.9.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위기의 김영섭호 KT…리더십 금 간 LGU+ 홍범식
KT의 리더십도 위기 상황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이번 국감 기간 가장 많은 질타를 받았다. 세 차례에 걸친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갈수록 소액결제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책임론이 커졌고, 정부 조사 방해 의혹으로 경찰 입건 전 조사(내사)를 받고 있는 점도 사퇴 요구로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KT 이사회는 이달 초부터 CEO 선임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로, 당초 주가 상승 및 실적 개선, 구조 조정 등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도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지난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총체적 경영책임은 CEO한테 있고, 여러 사고도 생겨 이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연임 포기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달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자신의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타 통신사에 비해 안정적인 리더십을 가져갈 전망이다. 서버 해킹 정황은 있지만, 이에 따른 피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범식 대표의 재임 기간도 1년 정도로 짧은 편이다. 사실상 대표 교체 가능성은 다.
그러나 해킹 정황 축소, 서버 폐기 등 국감 기간 불거진 각종 의혹에 “침해 정황이 없다”며 버티던 당국 신고 절차를 밟았다. 홍 대표는 지난 21일 국감장에서 직접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LG유플러스는 이틀 뒤인 23일 KISA에 해킹 의심 정황을 신고했다.
홍범식 LGU+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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