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전무 “공부 안하는 AI 리더는 조직을 지킬 수 없다”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1월 02일, 오후 09:1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AI 시대의 리더는 더 이상 ‘영감을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을 직접 이해하고 실행하는 ‘지식의 리더’여야 한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전무(국가AI전략위원회 위원)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IT 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전무는 “GPU 26만 장 확보는 분명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진정한 도약의 핵심은 ‘튼튼한 장비’가 아니라 ‘능력 있는 리더’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글 제목을 ‘AI 3강으로 가기 위한 대한민국 AI 리더들의 기본 소양-공부, 공부, 그리고 공부’로 붙였다.

“AI 인프라를 아무리 많이 갖춰도 기술 패권은 확보할 수 없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공부하는 리더, 기술을 이해하는 경영자”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전무. 사진=이데일리 DB
“리더는 기술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이동수 전무는 “이제 리더는 ‘AI 모델이 왜 그렇게 작동하는가’, ‘GPU 병목은 어디서 생기는가’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략, 자본 배분, 인재 채용, 연구 방향 모두 기술의 본질에 대한 통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중국의 AI 리더들은 신문 기사로 배우지 않는다. 현장의 엔지니어와 직접 토론하고, 밤새 공부하며 기술사의 변곡점을 스스로 짚는다”고 했다.

반면 “한국의 많은 경영진은 여전히 ‘쉽게 설명해 달라’며 기술의 깊이를 피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AI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접견에 앞서 국내 기업 대표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대통령실
“머스크·황·나델라·피차이, 공부로 무장한 리더들”

이 전무는 일론 머스크, 젠슨 황, 사티아 나델라, 순다 피차이를 ‘AI 시대의 진짜 리더’로 꼽았다.

그는 “이들은 모두 경영자이기 전에 엔지니어의 언어를 아는 리더들이다. AI 산업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공부하고, 기술의 수학적 구조를 파고든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들었다.

머스크는 “AI 확장의 병목은 칩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라며 물리 인프라의 언어로 산업 한계를 설명했고, 젠슨 황은 GTC 기조연설에서 ‘토큰(token)’이라는 단어를 50번 넘게 언급하며 GPU 성능을 추론 효율과 서비스 단가의 함수로 재정의했다.

나델라는 ‘확장 법칙(Scaling Law)’을 직접 언급하며 “AI 성능 향상은 연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 사용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피차이는 차세대 TPU(텐서 처리 장치) 구조 개선과 전력 효율 향상을 직접 설명하며 AI 인프라 최적화를 경영 차원에서 풀어냈다.

이 전무는 “이 네 사람의 공통점은 단순히 ‘AI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 것”이라며 “그들은 ‘AI는 왜 그렇게 작동하는가’를 직접 탐구한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softmax의 병목(연산 비효율), 토큰 단위 지연(추론 속도 저하), 확장 법칙의 한계(데이터·연산 증가가 곧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 전력당 처리량(에너지 대비 효율) 같은 개념은 이들에게 단순한 기술 용어가 아니라 기업 전략의 언어라는 설명이다.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감각”

그는 공부하지 않는 경영진은 결국 숫자와 보고서에 의존하지만, AI 시대는 그런 속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기술을 이해하는 리더만이 그래프 하나, 수식 하나에서 기업의 미래를 읽는다고 했다.

이 전무는 “머스크, 젠슨 황, 나델라, 피차이의 학습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생존의 감각”이라며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조직의 방향이 흔들리고, 시장이 급변할 때 리더 스스로 길을 잃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머스크는 연산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율주행이 멈출 수 있다는 걸, 젠슨 황은 전력 효율을 모르고선 GPU 사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걸, 나델라와 피차이는 확장 법칙의 한계를 모르면 클라우드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걸 알고 있다”며 “결국 이들의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에서 비롯된 위기감”이라고 말했다.

“공부하지 않는 리더십은 사라진다”

이 전무는 “AI 시대의 리더십은 더 이상 영감을 주는 말이 아니라 직접 이해하고 실행하는 지식의 리더십”이라며 “공부하지 않는 리더는 조직을 지킬 수 없다”고 단언했다.

또 “내가 기술의 진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것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국가 경쟁력의 후퇴로 이어진다”며 “팀원에게 기술적 질문을 던지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배우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다.

글을 마무리하며 “나 또한 이 글을 쓰며 스스로 반성한다. 우리나라의 AI 리더들이 더 이상 ‘보고받는 사람’이 아니라 ‘이해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공부하지 않는 리더십은 AI 시대에 존재할 자리가 없다. 기술을 공부하고, 수학과 물리의 언어로 AI를 이해하려는 리더만이 이 나라를 진정한 AI 3강으로 이끌 수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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