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린텍 큐브위성 '비천(BEE-1000)'.(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달 27일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다양한 과학적 임무·기술 실증을 수행하는 13기의 위성이 우주로 향한다.
특히 무중력 환경에서 단백질을 균일하게 결정화시켜 고부가가치 면역항암제를 만드는 연구가 시도된다. 조그마한 큐브위성에서 이같은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한국이 최초다.
16일 우주항공청 및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 4차 발사에는 주 탑재 위성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의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실린다. 또 스페이스린텍·우주로테크·서울대 등 기업·대학의 큐브위성 12기가 부탑재 위성으로 실린다.
특히 스페이스린텍은 세계 최초로 위성 안에서 '펨브롤리주맙' 단백질의 결정화 실증을 시도한다. 6유닛(1U=10㎝×10㎝×10㎝) 크기의 큐브위성 '비천(BEE-1000)'이다.
저궤도 미세중력 환경은 대류나 무게로 인한 침전이 일어나지 않아, 균일하게 단백질 결정이 성장시킬 수 있다. 의약품의 투입 대비 수율이 지상의 100배 수준으로 뛴다. 특수 항암제를 ㎏ 단위로 제조하면 발사 비용을 지불하고도 남는 장사다.
우주 제약은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 미국 머크 사의 펨브롤리주맙 기반 '키트루다'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만들어진다. 이 약은 100g당 70억 원을 호가하는 수준으로 최근 3년간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윤학순 스페이스린텍 대표.(항우연 제공)
아직 국내 기업의 ISS 접근이 제한된 만큼, 조그마한 큐브위성에서라도 단백질 결정화를 시도해 보겠다는 게 스페이스린텍의 전략이다.
윤학순 스페이스린텍 대표는 "위성 공간의 절반을 단백질 결정성장 모듈로 쓴다. 작은 공간에 실험실 기능을 압축하는 등 4년간의 준비를 했다"며 "우주바이오 주권 및 기술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사출관 최종 점검 작업이 전남 고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에서 수행되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극지방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하는 과학 임무를 맡았다. 3D 바이오프린팅 및 줄기세포 기술 검증, 우주 자기장·플라즈마 측정 등 임무도 수행한다. 약 516㎏ 무게이며, 임무 수명은 1년 이상이다.
해당 위성은 이번 발사가 오전 1시 전후인 심야에 이뤄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위성이 지구 공전과 상관없이 일정한 태양광을 받을 수 있도록 고도 600㎞ '태양동기궤도'(SSO)에 안착해야 해서다. 장기적인 대기 관측에 유리한 조건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발사장인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좌표와 목표 궤도면이 일치하는 시점은 오전 1시 무렵이다. 이때를 놓치면 다시 하루를 기다려야 한다.
이 밖에도 다른 큐브위성들을 통해 △위성 편대비행 등을 위한 제어항법 △S-밴드(2.4Ghz) 대역 항법신호 측위 가능성 검증 △위성 자율 폐기 등 우주교통관리 설루션 △롤 형태 태양전지 △초소형 홀(이온화) 추력기 등 기술이 실증된다. 다만 전력에 한계가 있는 소형위성들이라, 임무 기간은 1년이 채 안 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전남 고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위성시험동에서 누리호 3단에 페어링 장착 작업이 수행되는 모습.(항우연 제공)
현재 13기의 위성들은 누리호 3단에 접속이 완료됐으며, 페어링(탑재체 덮개)까지 결합했다. 항우연은 이달 17일 따로 보관된 발사체 1~3단의 최종 결합을 수행할 예정이다.
legomast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