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안팎에서는 이번에 선출될 CEO가 해킹 사고로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고, AI 대전환기 속에서 회사를 성장 궤도에 다시 올릴 리더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석 현 KT 커스터머부문장과 KT 출신인 김태호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남규택 지누스에어 부회장, 박윤영 전 사장. 사진=이데일리 DB
현재 유일한 내부 지원자인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은 폭넓은 내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94년부터 통신 업무에 몸담아 아이폰 도입부터 5G 상용화까지 주요 서비스 런칭을 모두 주도했다”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강조했다. 또한 “조직 화합에 강점이 있고, AI·빅데이터 분야의 문제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킹 사태에 대해서도 “네트워크 이슈지만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KT IT기획실장을 지낸 김태호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도 어려운 상황의 KT를 다시 세울 적임자로 꼽힌다. 그는 “KT에서 축적한 ICT 혁신 역량과 산업 전반에 적용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KT를 정상화하고 국가적 AI 실행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회가 주어진다면 구성원들과 함께 KT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남규택 전 KT 부사장(현 지누스에어 부회장)은 응모 사실만 확인했고 포부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광고 사유화 문제를 제기했다가 좌천된 경험이 있다. KT 재직 시절 쇼·올레·기가인터넷 등 히트 상품을 기획했고, KTcs·KT미디어허브 대표이사를 지낸 경영 전문가다.
지난번 김영섭 대표 선임시 최종 후보까지 올라간 박윤영 전 KT 사장은 가장 많은 올드보이(OB)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AI 인프라 확충과 통신사 신뢰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박 전 사장은 “KT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먼저 바로 세워야 한다”며 “챗GPT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서비스가 돌아가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KT의 본질적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피지컬 AI와 AIDC 간 연결을 통해 AI·에너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기간통신사업자의 핵심 임무”라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이 말한 ‘AI 고속도로’와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KTF 출신인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과 외부 전문가인 주형철 전 경제보좌관, 김재홍 전 방통위 부위원장
주형철·김재홍 등 외부 인재도 참여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그는 SK텔레콤·SK커뮤니케이션즈를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냈으며, 국민경제자문회의 간사위원, 정부혁신추진협의회 민간위원장, 경기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경제정책·ICT·AI에 폭넓은 이해를 갖춘 인물로 평가되며,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대통령 AI 공약 설계자로 활동했다. 역시 응모 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재홍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국가전략 AI 파운데이션 모델 선정에서 KT만 탈락한 만큼 내부 간부들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며 “급변하는 AI 환경에서 KT가 어떻게 다시 설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기업이 개발한 AI를 기반으로 국민 공유 서비스를 KT가 맡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에 역할 분담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공공정책을 책임져 본 리더가 맡아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강대 박수용 컴퓨터공학과 교수, 정문철 전 KT 강원본부장, 김협 넥스컨텔레콤 대표, 황동현 한성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도 이번 공모에 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 내로라할 웹3 전문가로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을 역임했고, 정 전 본부장은 KT CS 기획본부장, KT 강릉본부장을 거쳐 카톨릭관동대 인재개발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협 대표는 KT인포텍 사업총괄, 한국액센츄어 통신사업 담당 부사장,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겸임교수, 한국 암닥스지사장 등을 거쳤다. 황동현 한성대 교수는 동북아ICT포럼에서 활동 중인 IT 전문가로 SW·ICT총연합회 공동의장을 지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KT 전 사장들은 공통적으로 ‘신뢰 회복’과 ‘성장 전략’을 갖춘 CEO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T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동시에 성장의 방향을 다시 세울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중수 전 사장은 “어려운 환경의 KT를 사명감을 갖고 기본부터 다시 세우고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경력만 화려하고 PT만 잘하는 ‘취직형 후보’는 부적격자다. 이번만큼은 특히 내부 출신 CEO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현모 전 사장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확보하려면 인선자문단 구성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KT와 통신사업을 모르는 인사들로 꾸미면 안 되고, 노동조합은 물론 KT를 잘 아는 인사들이 참여해야 신뢰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경림 전 사장은 “다시는 3년 전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며 “후배들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T사외이사들로 구성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복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며, 이사회는 연말까지 단일 후보를 확정해 내년 3월 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