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T, 사옥 매각 임차료까지 성과급 산정서 제외 추진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1월 17일, 오전 09:3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SK텔레콤(017670)이 연말 조직 개편으로 인한 내부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성과급 산정 방식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판교 ‘더플래닛’ 사옥 매각 이후 발생하는 임차료 부담을 영업이익에서 제외해 EVA(경제적부가가치) 기반 성과급에 반영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이번 조정이 경영 효율화 과정에서도 구성원 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SK플래닛 판교 사옥 ‘더플래닛’(사진=SK플래닛)
16일 SKT에 따르면 회사는 SK리츠와 ‘더플래닛’ 건물에 대해 5년간 총 465억원(연 약 93억원) 규모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 건물은 SKT가 2019년 약 779억원에 매입한 뒤 최근 SK리츠에 지분 약 60%를 2157억원에 매각한 자산이다.

매각은 AI 중심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다만 실제 근무 중인 건물을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하는 방식이 구성원 사이에 불만을 낳아왔다. 임차료가 영업이익에 반영될 경우 성과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SKT는 판교 사옥뿐 아니라 SK남산빌딩 등 전체 임차 자산에서 발생하는 연간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임차료를 EVA 산정 시 영업이익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내부 방침으로 가닥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료가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항목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성과급 변동 요인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AI 인프라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SKT는 올해 연말 인사에서 약 40명의 임원을 감축하고 AI CIC(사내독립기업)신설과 함께 약 25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등 대규모 조정을 진행했다. 회사는 이를 AI 기반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한 구조 변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해킹 사고에 따른 고객 보상 비용,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등 일회성 악재까지 겹치며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과급 조정은 구성원 불안을 완화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재헌 SKT CEO는 취임 직후 노조와 직접 만나 소통을 강화하고, “변화의 시기이지만 함께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민호 HR센터장을 대신해 라만강 기업문화센터장을 임명하는 등 조직문화 재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I 전환 속도에 맞춘 구조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며 “새 CEO가 안정적 경영을 통해 신뢰 회복에 힘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