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나노, 이륙 30초 만에 낙하…이노스페이스 첫 상업발사 ‘아쉬운 실패’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2월 23일, 오후 04:13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국내 민간 우주기업 이노스페이스(462350)가 개발한 소형 발사체 ‘한빛-나노’가 첫 상업용 발사에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누리호’가 정부 주도의 국가 우주개발 사업에 민간이 참여해 성과를 낸 사례라면, ‘한빛-나노’는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로 상업 미션에 나선 첫 시험대였다.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New Space)’ 전환을 상징하는 무대였던 만큼, 이번 실패는 아쉬움을 키운다.

발사대에 기립해있는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사진=이노스페이스)
발사체는 23일 오전 10시 13분(현지시간 22일 오후 10시 13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약 30초 후 기체 이상이 감지되며 지상 안전구역 내로 낙하했다. 회사는 충돌 과정에서도 인명 피해나 2차 피해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이노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발사체로 수행한 첫 상업 미션 ‘스페이스워드(SPACEWARD)’로, 소형위성 5기와 실험용 장치 등을 탑재했다. 목표는 고도 약 300km, 경사각 40도의 지구 저궤도 투입이었다.

김수종 대표는 주주서한에서 “발사체는 정상 이륙해 수직 비행을 시작했고 1단 2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엔진도 정상 점화돼 계획된 비행 구간을 수행했다”면서도, 이륙 약 30초 시점에 미상의 원인으로 이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비행·계측·추적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원인을 규명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향후 설계 고도화와 신뢰도 개선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현 단계에서 원인을 단정하기보다 실제 비행 환경에서 관측된 현상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발사는 목표한 최종 결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실제 비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 비행·추진·운용 데이터가 성공적으로 수집된 점은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데이터는 지상 시험이나 시뮬레이션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확보한 데이터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보완과 추가 검증을 신속히 진행한 뒤, 충분한 개선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상업발사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냉정했다. 주가는 발사 기대감으로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실패 소식이 전해지며 급락, 전 거래일 대비 28.60% 내린 1만71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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