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국방 5G 특화망과 이동통신사의 상용 5G망을 안전하게 연동하는 ‘신뢰연동’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육군 스마트부대에서 실증까지 마쳤다.

ETRI는 KT, 우리넷, 포위즈시스템과 국가 연구개발(R&D) 공동연구를 통해 해당 기술을 확보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11월에는 육군 스마트부대에서 실증시험을 완료했다.

기존 5G 특화망은 기관이나 부대 내부 등 제한된 구역에 커버리지가 머무는 경우가 많아, 권역을 벗어나면 활용이 어렵다는 제약이 있었다. 이동이나 광역 작전 환경에서는 별도의 통신망을 사용해야 해 서비스 연속성과 보안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ETRI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5G 단독모드(SA) 기반 다중 사업자 코어 네트워크(MOCN) 방식을 적용한 특화망-상용망 신뢰연동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특화망 영역을 벗어나더라도 상용 5G망을 통해 기존 기관·부대 데이터망에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다는 게 ETRI 설명이다.

핵심은 망 전환 과정에서 기존 가입자 식별 모듈(SIM)을 그대로 사용해 인증을 수행하고, 할당된 IP 주소도 유지하도록 설계해 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5G SA 기반 최신 보안 로밍 기술로 꼽히는 보안 경계 보호 프록시(SEPP)를 국내 최초로 검증·적용해 상용망 연동 환경에서도 보안성과 신뢰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실증 과정에서는 국방 업무용 모바일 환경 제공과 함께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과 무선 백홀 시스템을 연계해, 격오지 전술 환경에서도 실시간 정보 전달이 가능한 통신 환경을 검증했다.

ETRI는 이번 성과가 국방 분야뿐 아니라 공공 안전, 재난 대응, 스마트 제조 등 보안성과 이동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 단위로 구축된 5G 특화망을 상용망과 연동하면 별도 네트워크 재구성 없이도 광역 단위 서비스 운영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취지다.

박혜숙 ETRI 국방안전융합연구본부장은 “5G 상용 통신 기술을 국방·공공 분야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연결·연동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장 실증을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를 추진해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TRI는 향후 실증 기반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를 통해 국방 ICT 체계를 전국 단위 5G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