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 美 3D프린팅 회사와 독점 계약…생산효율·심미성 높인 新제품 내년 출시

IT/과학

이데일리,

2025년 12월 30일, 오후 01:0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첨단 3차원(3D) 프린팅 소재 전문기업 그래피(318060)가 주력제품인 투명교정장치에서 새로운 혁신을 선보인다. 3D 프린팅에서 혁신기술을 보유한 미국 회사와 독점 협력을 약속하면서다. 그래피는 세계 최초로 형상기억 투명교정장치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 협업으로 생산효율과 심미성·정교함을 개선한 투명교정장치를 시장에 공개한다. 이번 협업이 미국 교정장치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그래피에 따르면 회사는 레이어리스(layer-less) 3D 프린팅 기술을 보유한 미국 FUGO 프리시전 3D(이하 ‘FUGO’)와 전략적 독점 협력 및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형상기억 투명교정장치(SMA·Shape Memory Aligner) 3D 프린팅 대량생산 체제 구축에 착수할 예정이다.





◇글로벌 덴탈기업 제치고 그래피 손잡은 FUGO

FUGO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3D 프린터 제조사다. 지난 2021년 설립돼 아직 스타트업이지만, 기술력이 우수해 업계에서는 게임체인저로 인정받고 있다.

원심력을 활용해 출력물을 층 없이 연속적으로 형성하는 독자적인 레이어리스 프린팅 기술이 FUGO의 대표기술이다. 이 기술은 표면 결이 없는 고투명 출력과 10마이크론(μm) 수준의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높은 심미성과 정밀도가 요구되는 치과 교정 분야에 최적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이유로 알렉산더 메세온즈닉 FUGO CEO는 “이미 여러 글로벌 덴탈 기업들로부터 협업 제의를 받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피의 기술 혁신성과 명확한 사업 비전에 인상을 받아 협업을 결정했다”고 그래피를 파트너사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래피 관계자는 “FUGO측에서 그래피 신소재인 '테라하르츠(Tera Harz)'의 압도적인 물성과 우수성을 직접 확인한 뒤, 오히려 먼저 그래피에 전략적 파트너십을 제안해 왔다”고 부연했다.

FUGO의 기술은 두 가지 면에서 장점이 두드러진다. 첫째는 생산 속도다. 그래피는 FUGO의 기술을 적용할 경우 기존 3D 프린터 대비 최대 10배 빠른 속도로 SMA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두 번째는 무결점 표면 품질이다. 기존의 3D 프린팅 시장은 1세대 기술인 ‘적층 제조’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는 원심력을 이용해 재료를 층층이 쌓는 것인데 이렇게 할 경우 결과물에 결(Layer)이 남게 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FUGO의 원심력 프린팅(Centrifugal Printing) 기술은 쌓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생성하기 때문에 결이 남지 않아 정밀함과 심미성이 필수인 덴탈 및 정밀 부품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피 관계자는 “그래피의 소재기술 테라하르츠와 FUGO의 하드웨어 기술이 만나면 최첨단 자동화 대량생산 시스템이 완성될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래피-FUGO, 내년 新투명교정장치 출시

양사 기술이 접목된 투명교정 장치는 내년 중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래피는 올 초 미국에서 열릴 ‘시카고 덴탈쇼’(CDS), LMT 랩데이(시카고 랩데이) 등의 전시회에서 프로토타입 공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출시 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CDS는 세계 3대 치과 전시회 중 하나로 글로벌 치과기업들이 북미 시장에 임상 적용 및 상업 가능성이 있는 전략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곳에서 반응이 좋으면 바로 미국 치과의사 채널로 확산돼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내년 CDS와 LMT 랩데이에 새로운 형상기억 투명교정 장치를 선보이기 위해 양사 기술진이 긴밀히 협업해 소재 최적화 및 장비 튜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피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FUGO의 기술력이 더해진 새로운 SMA의 글로벌 출시를 1차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단순한 기술제휴를 넘어 그래피 소재 전용 솔루션을 FUGO 장비에 탑재하는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래피의 형상기억 투명교정장치 (사진=그래피)


그래피는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기반 형상기억 투명교정장치를 개발한 회사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8월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했다. 기존 금속 브라켓(치아 표면에 설치하는 철사로 된 고정 장치) 대비 아프지 않고 심미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타사 투명교정장치보다는 교정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심운섭 그래피 대표이사는 “기존 투명장치는 열성형 플라스틱 시트를 이용해 제작하는 방식이 주류였지만, 그래피는 여기에 3D 프린팅 기술과 형상기억 소재를 조합해 더 정밀하고 예측가능한 교정장치를 개발했다”며 “FUGO와의 협업은 그래피의 교정장치를 더 정교하고 심미적으로 만들면서도 자동화된 대량생산 체계를 통해 생산효율을 끌어올리는 또 한번의 도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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