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청문회 과정에서 쿠팡의 해명이 미온적이고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피해 축소 및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는 대응이 국민적 불신을 키웠다고 보고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증인들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3300만건 이상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다.
특히 민관합동조사단이 확인한 ‘정보통신망법상 침해사고 관련 자료 보전 명령 위반’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가 경찰에 즉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는 31일 청문회에서 “침해사고 신고 이후 11월 19일 자료 보존 명령이 내려진 뒤에도 접속 로그가 삭제되도록 방치돼 5개월 분량 홈페이지 접속 기록이 삭제됐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배후와 저장·유출 경로까지 조사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수사·조사 과정과 별개로 기업이 ‘자체 결론’을 내세우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기관별 역할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사고 원인과 보안 문제점을, 개인정보위는 유출 규모·범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ISMS-P 포함)를, 금융위는 부정결제 가능성과 고금리 대출 관행 등을 들여다본다. 경찰청은 압수물 분석, 증거인멸·조작 여부 확인, 국제 공조를 통한 피의자 검거 등 수사를 맡는다는 계획이다.
이용자 보호…‘복잡한 탈퇴 절차’도 법 위반 여부 조사
이용자 피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보 도용 여부, 소비자 재산상 손해 우려, 피해 회복 조치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공정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탈퇴 절차가 복잡해 이용자 불편이 크다는 지적과 관련해 전자상거래법 및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안전·물류…산재 은폐 수사와 근로여건 점검
고용노동부는 산재 은폐 의혹을 신속히 수사하고 야간 노동 및 건강권 보호조치 실태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업무상 질병 산재 신청도 신속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국회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종사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 관련 합의안을 조속히 마련하는 한편, 쿠팡 및 물류 자회사들의 근로 여건과 안전관리 조치를 점검하고 위법 사항 발견 시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시장질서·내부거래…불공정행위와 동일인 지정 검토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 법 위반행위를 조사하고,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세금 탈루 이슈와 내부거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장이 청문회 현장에서 광고비 착취, 입점업체 영업비밀 활용 PB 상품화 의혹, 끼워팔기 등 쿠팡 행태를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중국 증거 수집 등 국제 공조 추진
법무부는 중국에 개인정보 유출 증거 수집을 위한 형사사법공조의 신속 이행을 요청하고, 주요 사건 관계자들의 체류자격 변동 내역과 출입국 기록, 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민희 “국정조사 포함 가능한 모든 조치”…배경훈 “여론전 아닌 성실한 협조”
청문회를 이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의 청문회 불출석을 거론하며 “실권이 없는 외국인 대표를 내세워 청문회를 방해한 것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밝혔다. 국회는 향후 국정조사를 비롯해 법 위반 시 영업정지 등 조치가 가능하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는 쿠팡이 언론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정부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산적한 이슈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정부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끝까지 대응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국민 안전, 노동자 생명, 공정한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경 기조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