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기조연설] 리사 수 “요타 스케일 AI 시대를 준비하라“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07일, 오전 09:52

[최은수 CES 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 리포트] CES 현장에서 듣는 AMD CEO 리사 수 박사의 강의는 남달랐다. CES 2026의 개막을 알리는 리사 수 박사의 기조연설은 명쾌하고 단호했으며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You ain‘t seen nothing yet).“ 그녀가 던진 화두는 명확했다.

인류는 이제 ’제타(Zetta)‘를 넘어 ’요타(Yotta)‘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알렸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AI를 기본 인프라로 작동될 미래를 ’요타 AI‘로 설명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다가올 거대한 컴퓨팅 폭발에 대비하라는 경고이자, 그 미래를 주도하겠다는 AMD의 선전포고와도 같았다.

리사 수 AMD CEO. 사진=최은수 대표
리사 수 박사가 제시한 ’요타스케일(Yottascale)‘은 실로 압도적인 숫자다. 1 요타플롭스(Yottaflop)는 1 뒤에 0이 24개 붙은, 10의 24승 연산 능력을 의미한다. 2022년 전 세계 컴퓨팅 용량이 약 1 제타플롭스였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5년 내에 그 10,000배인 ’10 요타플롭스‘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한 것이다.

왜 이렇게 천문학적인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가? 그 답은 ’AI의 진화‘에 있다. 리사 수 박사는 무대 위로 OpenAI의 그렉 브록만(Greg Brockman) 사장을 호출했다. 그는 AI가 단순한 챗봇(Chatbot)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며칠 동안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Agent)‘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인류를 위해 수십억 개의 AI 에이전트가 24시간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세상, 그것이 바로 요타스케일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AMD는 랙(Rack) 하나에서 2.9 엑사플롭스를 뿜어내는 괴물 같은 하드웨어 ’Helios‘를 공개하며 숫자를 현실로 증명해 보였다.

AMD 리사 수 박사(왼쪽)와 ‘AI 대모’ 페이페이리. 사진=최은수 대표
이번 연설의 백미는 리사 수 박사가 무대 위로 불러올린 13명의 전문가였다. 그녀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쇼‘ 대신,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AI가 바꿀 거대한 생태계를 보여줬다.

루마 AI(Luma AI) 아밋 제인(Amit Jain) CEO는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없어도 개인이 AI와 함께 영화를 만들거나, 현실 세계를 컴퓨터 속에서 똑같이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Fei-Fei Li) 교수는 AI가 단순히 이미지를 보는 것을 넘어, 인간처럼 입체적인 공간(3D)과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공간 지능(Spatial Intelligence)‘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평범한 사진 몇 장만 있으면 AI가 그 공간을 상상하여 우리가 직접 걸어 다닐 수 있는 가상의 3D 세계를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일루미나(Illumina) 제이콥 테이슨(Jacob Thaysen) CEO와 앱사이(Absci) 션 맥클레인(Sean McClain) CEO는 사람의 유전자를 30억 글자의 책이라고 비유하며, 슈퍼컴퓨터가 내 몸의 설계도를 분석하고 신약을 직접 ’발명‘해낸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탈모나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올라 엥크비스트(Ola Engkvist) 분자 AI 책임자는 AI가 가상 공간에서 미리 수만 가지 실험을 해보는 덕분에, 실제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내는 속도가 50%나 더 빨라졌다고 증언했다.

더 나아가 블루 오리진(Blue Origin) 존 쿨루리스(John Couluris) 달 영구 주둔 담당 수석 부사장은 방사능과 고열이 쏟아지는 우주 극한 환경에서도 고장 나지 않는 AMD 칩으로 달 착륙선과 화성 탐사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너레이티브 바이오닉스(Generative Bionics) 다니엘라 푸치(Daniele Pucci) CEO는 사람처럼 피부로 촉각을 느끼는 휴머노이드 로봇 ’진 원(Gene One)‘을 공개하며,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미국 백악관 마이클 크라시오스(Michael Kratsios) 대통령 과학기술정책 보좌관도 국가 안보와 과학 발전에 AI 기술이 필수적임을 강조했고, 로봇 바리스타를 만든 고등학생 해커톤 우승팀 ’팀 아멘더‘까지 무대에 초대했다.

리사 수 박사는 AI 기술이 ’우주부터 교실까지‘ 침투해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는 현상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리사 수 박사의 CES 2026 기조연설은 AI가 이제 ’신기한 장난감‘의 단계를 지나, 인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 인프라‘가 되었음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10 요타플롭스라는 숫자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질병 정복, 우주 탐사, 기후 위기 해결과 같은 난제들을 풀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우리는 함께 미래를 건설한다(We build the future together)“는 그녀의 마지막 말처럼, 기업들은 여러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요타스케일 시대를 슬기롭게 열어야 할 것 같다.

최은수 인텔리빅스 대표이사/CES 2025·2026 혁신상 심사위원/aSSIST 석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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