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거래정지에 발 묶인 소액주주들 “기업가치와 경영진 책임은 분리해야”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08일, 오후 04:4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며 관련주가 들썩이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 파두 주주들이 “거래정지 장기화가 과연 투자자 보호냐”며 한국거래소(KRX)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메모리·스토리지’ 관련 발언이 촉매가 돼 샌디스크 주가가 하루 만에 27% 넘게 급등하는 등 반도체 활황이 가시화됐다.

그러나 파두 투자자들은 주식 거래가 막혀 랠리에 참여조차 못 하는 상황이라며 박탈감을 호소한다.

파두와 샌디스크는 고객사이자 핵심 공급 파트너 관계다. 파두가 샌디스크에 기업용 SSD 컨트롤러와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을 공급하고, 샌디스크는 이를 활용해 완제품 SSD를 만든다.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에서 파두 주주대표로 선출된 A씨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파두의 기업가치와 경영진의 법적 책임은 분리돼야 한다”며 “잘못이 있다면 법정에서 다투고 결론을 내야지, 거래정지로 주주의 재산권을 묶어두는 방식이 투자자 보호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설된 액트를 통해 모인 파두 주주연대 가입자는 약 829명이다. 결성 시점은 “크리스마스가 지난 뒤”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800명대가 모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6개월 이내 유입된 투자자가 많지만 공모 때 들어간 분도 있다”며 “주가 회복 흐름을 보던 중 거래정지라는 돌발 변수에 크게 당황한 상태”라고 말했다.

거래정지는 2025년 12월 19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파두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 중이며, 사유 발생일(2025년 12월 19일)로부터 15영업일 이내인 2026년 1월 13일까지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주들은 특히 “기소 다음날 곧바로 거래정지에 들어간 방식이 과도했다”는 입장이다. 파두 경영진은 2025년 12월 18일 ‘상장 과정에서 중요사항을 허위 기재·누락했다’는 취지로 기소됐고, 거래소는 다음날인 12월 19일 매매거래정지 및 심사 절차 착수를 공시했다.

A씨는 “소명 요구나 단계적 경고(관리종목 지정 등)가 가능했는데 곧장 거래를 멈춘 건 주주 입장에선 억울함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가능성이 부각되면 회사 자체가 고사할 수 있다”며 “만약 무죄가 나오면 그때의 주주 피해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불만이 커지는 배경에는 ‘반도체 랠리’가 있다. 지난 6일(미국 현지시간) 샌디스크 주가는 하루 만에 약 27% 급등했다. 촉발점은 CES에서 젠슨 황 CEO가 “스토리지는 아직 완전히 미개척(unserved) 시장”이라며 AI 확산 과정에서 메모리와 스토리지 수요가 폭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 기대가 샌디스크뿐 아니라 웨스턴디지털, 씨게이트 등으로 번지는 ‘메모리·스토리지 동반 랠리’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파두는 거래정지 상태여서 이런 흐름에서 배제돼 있다는 것이 주주들의 문제의식이다.

다만 파두 주주연대는 당장 회사와 충돌하기보다는 ‘거래 재개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A씨는 “거래소 판단 시점까지 상황을 지켜보되, 장기전이 되면 탄원서 제출이나 입장 표명 등 파트너십 방식의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관건은 1월 13일 전후로 한국거래소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다. 파두 소액주주들은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이 오히려 투자자의 선택권과 재산권을 더 크게 훼손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거래정지 이후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단계적 대응 원칙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파두 지분의 52.95%는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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