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차관은 동시에 1982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개발자들이 쓴 ‘시분할 전자교환기(TDX)혈서’를 언급하며 산학연 연구자·개발자들의 헌신을 강조했다. TDX 교환기는 대한민국 기술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전전자교환기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
그는 “현장에서 직접 만난 프로젝트 관계자들과 개발자들이 헌신적인 노력으로 매우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었음에도 경선방식의 결과로 겪게될 어려움과 상처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며 “그들을 위해 주말 새벽 천배의 절을 하면서 저의 마음을 담아 보았다”고 적었다.
정책 책임자로서의 부담도 언급했다. 류 차관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단계 평가 결과를 발표한 정책의 책임자로서, 이번 2단계 진출 기업 명단에서 두 회사의 이름을 제외해야 했던 결정 이후 저 또한 고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1분 1초가 아까운 AI 전쟁터에서 밤낮없이 헌신해온 개발자들의 땀방울과, 그들이 느낄 상실감을 생각하면 정책 담당자로서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만 류 차관은 “제가 이 글을 드리는 이유는 위로가 아니다”라며 “이들이 이루어낸 평가받아야 할 도전과 성취를 결코 ‘실패’로 만들어 버리지 말고 계속해서 달릴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우리 개발진은 대한민국 AI의 새로운 영토를 개척한 승자들”이라고도 했다.
류 차관은 마라톤을 비유로 들며 “세계 마라톤 선수권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지 못했더라도, 자신의 한계를 넘어 한국 신기록을 경신한 선수를 우리는 늘 존경해 왔다”며 “비록 메달은 놓쳤을지언정, 그가 새로 쓴 기록은 국가의 자산이 되고 다음 세대에게는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사의 개발진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들이 만들어낸 모델은 이미 글로벌 평가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로 인정받았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와 데이터는 그 자체로 대한민국 AI의 국력”이라고 밝혔다.
1982년 4월 시분할 전자교환기(TDX)개발에 착수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개발자들의 혈서. 출처=류제명 차관 페이스북
정부의 지원 방향도 제시했다. 류 차관은 “과기정통부는 이번 결과와 무관하게, 후속 R&D·실증·공공 수요 연계·컴퓨팅/데이터 지원 등 다양한 트랙을 통해 두 회사를 포함한 경선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우리 AI기업들과 개발진의 역량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책을 끝까지 강구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우리 개발자들이 새로운 비전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그들의 어깨를 다독여 달라”고 했다.
류 차관은 별도 글에서 ‘TDX 혈서’를 꺼내 들었다. 그는 “40여년전 TDX 혈서로 불린 서약서에 비장하게 지장을 찍은 ETRI 연구자들의 열정과 헌신이 오늘 대한민국을 IT강국으로 만드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며 “지금 산학연의 연구자, 개발자들의 보이지 않는 땀방울이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의 AI와 과학기술 강국, 이를 기반으로하는 경제강국, 문화강국을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