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집념, 제임스웹으로 결실…태양계 탄생의 비밀 풀었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22일, 오전 01: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관측을 통해 별이 태어나는 과정에서 규산염이 결정화되고, 그 물질이 태양계 외곽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단서를 확보했다.

오랫동안 혜성에서 발견된 ‘결정질 규산염’의 기원을 둘러싼 의문에 관측 기반의 실마리를 제시한 성과다.

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해 입증했다고 22일 밝혔다.

뜨거운 곳에서만 만들어지는 광물, 왜 차가운 혜성에서 나오나

규산염은 지구 지각 물질의 약 90%를 차지하며 지구형 행성과 혜성을 이루는 핵심 성분으로 꼽힌다. 결정질 규산염은 600도가 넘는 고온 환경에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극도로 차가운 태양계 외곽의 혜성에서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되면서, 고온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어떻게 외곽까지 이동했는지가 오랜 숙제로 남았다. 난류 혼합, 대규모 물질 이동 등 다양한 가설이 제시됐지만 결정화와 이동이 동시에 관측되는 직접 증거는 부족했다.

태아별 ‘폭발기’만 골라 봤더니…결정질 스펙트럼이 보였다

이정은 교수는 20여년 동안 별의 탄생 과정을 연구하며, 태아별에서 폭발적인 질량 유입이 일어나면 혜성을 구성하는 성분의 화학적 상태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다만 당시에는 이를 확인할 만큼 감도와 해상도를 가진 망원경이 없었다.

전환점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발사였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관측 시간을 확보한 뒤, 뱀자리 성운에 있는 태아별 EC 53을 관측 대상으로 정했다. EC 53은 약 18개월 주기로 밝기가 변해 폭발기와 휴지기를 구분해 비교 관측할 수 있는 천체다.

연구팀은 EC 53의 휴지기와 폭발기를 각각 관측했고, 폭발 단계에서만 결정질 광물의 스펙트럼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규산염 결정화가 태아별에 가까운 뜨거운 원반 안쪽에서 실제로 일어남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원반 안쪽에서 생성된 결정질 규산염이 원반풍에 의해 차가운 외곽으로 운반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경험이 발견으로”…후속 관측으로 보편성 검증

이정은 교수는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경험이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진 사례”라며 “후속 관측을 이어 나가 규산염 결정화와 물질 이동 과정의 보편성과 진화 단계에 따른 의존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2일자로 게재됐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