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지방세포 생성 멈추는 ‘후성유전체 스위치’ 세계 최초 규명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1월 25일, 오전 12: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비만과 대사질환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지방세포 형성을 조절하는 핵심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강주경(왼쪽부터), 설태준 공동1저자, 임대식 교수(사진=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임대식·강주경 교수 연구팀이 지방세포 분화 과정에서 작동하는 ‘분화 억제 스위치’의 분자적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즈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히포(Hippo) 신호전달경로의 핵심 인자인 얍/타즈(YAP/TAZ)가 지방세포 생성 과정에서 후성유전체 수준의 제어 스위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얍/타즈가 하위 표적 유전자인 비글스리(VGLL3)를 통해 지방세포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작동을 광범위하게 억제한다는 메커니즘이다.

지방세포는 한 번 형성되면 수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비만, 지방간, 인슐린 저항성 등 대사질환 치료의 주요 난제로 꼽혀왔다. 그동안 지방세포 분화 조절은 개별 유전자 수준의 연구에 머물렀으나 이번 연구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DNA 조절 환경인 ‘후성유전체’ 차원에서 지방세포 형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지방 전구세포가 성숙한 지방세포로 분화하는 전 과정을 추적하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발현과 후성유전체 변화를 동시에 분석했다. 그 결과 얍/타즈가 활성화되면 지방세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유전자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못하고, 에너지 저장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인 ‘PPARγ’중심의 지방세포 분화 네트워크 전반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세포 유전자 조절 모식도(사진=KAIST)
특히 단일세포 분석을 통해 비글스리(VGLL3)를 얍/타즈의 새로운 표적 유전자로 규명했다. 기존에는 얍/타즈가 PPARγ와 직접 결합해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비글스리가 지방세포 관련 유전자들의 DNA 조절 부위인 ‘인핸서’를 억제해 분화 프로그램 전체를 간접적으로 제어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에 규명한 ‘YAP/TAZ·VGLL3·PPARγ’ 조절 축이 지방세포 형성과 기능 이상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핵심 기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비만과 대사질환을 보다 근본적으로 조절하거나 맞춤형 치료 전략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대식 교수는 “지방세포 분화가 단순한 유전자 조절을 넘어 후성유전체 수준에서 정교하게 제어된다는 점을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라며 “대사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설태준 박사과정생과 강주경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 지원사업과 해외우수과학자 유치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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