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준법성과 중립성을 점검해야 할 이사회가 오히려 내부 갈등과 절차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사외이사의 독립성 문제는 물론 이사회 구성원 전반에게 요구되는 중립성과 품위 의무까지 동시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사회는 해당 사안을 정식 이사회에 앞선 절차인 사전설명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일정을 2월 9일로 잡아둔 상태다.
투자 알선·인사 개입 의혹…준법경영인 판단은 “문제 소지”
KT(030200) 준법경영인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사실관계 확인과 절차 적정성을 점검하는 차원의 판단으로, 위법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반면 A사외이사는 “금전 거래는 없었다”는 내용의 소명 자료를 제출하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회사 측은 향후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A이사에게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데일리가 요구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 공식 보고서와 A이사의 반박문은 현재까지 제출되지 않았다.
취재 결과 논란의 핵심은 A사외이사가 리바다 투자 검토 과정에 개입한 시점과 이후 제기된 인사 요구가 시간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2024년 5월 22일 조선일보 주최 행사로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했고, 당시 그는 리바다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이 무렵 A이사가 김영섭 KT 대표와의 미팅을 주선하며 접촉이 시작됐다는 전언이다.
이후 같은 해 6월 12일 리바다와의 비밀유지계약(NDA) 체결이 추진됐고, 이 과정에서 A이사가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등 실무에 관여하며 전사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컨퍼런스콜 진행에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행위가 사외이사의 통상적 역할 범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제기됐다. 결국 7월 15일 김영섭 대표는 해당 투자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인사 청탁 의혹은 투자 보류 결정 이후 제기됐다. 2024년 7월 2일경 김 대표와의 면담 자리에서 A이사가 직접 작성한 문건을 제시하며 특정 인사의 경영 임원직 임명을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이후 김 대표는 약 3개월 뒤인 같은 해 10월 22일쯤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해당 인사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KT노동조합을 비롯한 회사 안팎에서는 투자 검토 과정, 보류 결정, 이후 인사 요구까지의 흐름이 각각 분리된 사안인지, 아니면 하나의 연속된 과정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배포된 KT노동조합 소식지. 사진=KT노동조합
이번 사안은 노동조합으로까지 확산됐다. KT 새노조와 직원 1만명이 가입한 대표 노조인 KT노동조합은 성명과 소식지를 통해 이사회와 일부 사외이사의 행태를 비판했다. 한 내부 임직원은 “회사가 해킹 사고와 고객 이탈로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경영층을 감독해야 할 이사회가 오히려 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T는 대규모 해킹 사태 이후 고객 약 31만 명이 이탈하며 경영 위기를 겪고 있고, 2026년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1월 말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들이 해외 전시회(CES) 출장에 나선 데 대해 내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사외이사 교체론·주주 행동 가능성 부상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조승아 이사(결격 사유로 사퇴), 윤종수, 최양희, 안영균 이사 등이다. KT 안팎에서는 윤석열 정부 시절 선임된 사외이사 8명 가운데, 임기 만료 대상 최소 4명에 대해서는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주 행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 승인 없이도 복수의 펀드들이 연합해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대주주가 아니더라도 주요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의 선택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데일리는 A사외이사에게 리바다 투자 알선 및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한 반론을, B사외이사에게 회의 중 막말·고성 논란에 대한 해명을 각각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