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 심하니 창문 닫을게요” 르노 ‘필랑트’에 들어간 ‘에이닷 오토’ 써보니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2월 04일, 오후 07:16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남산 한옥마을까지 길 안내를 시작할까요?”

차량 시동을 걸자 센터 디스플레이에 별도의 조작 없이 일정에 맞춰 길안내 제안이 뜬다. 이용자의 스마트폰 ‘에이닷’ 앱에 등록된 구글 캘린더 일정을 읽어와 SK텔레콤(017670) ‘에이닷 오토’가 이를 제시한 것이다. 지난 2일 SKT이 르노코리아의 준대형 크로스오버 SUV ‘필랑트’에 탑재한 차세대 차량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오토를 직접 체험해봤다.

르노 필랑트에서 운전자가 에이닷 오토에 대화를 걸자, 티맵 화면 좌측 하단에 에이닷 오토가 음성을 인식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창문 열어주고, 엉따 켜줘” 다양해진 AI 음성비서 기능

기존 차량용 음성 인식 서비스인 ‘누구(NUGU)’가 “에어컨 켜줘”, “음악 틀어줘”와 같은 운전자의 수동적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이었다면, 에이닷 오토는 한 단계 진화한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변신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AI를 부르는 명령어는 기본적으로 ‘하이 르노’로 설정돼 있고 ‘에이닷’으로도 바꿀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끊김 없는(Seamless) 연결성’이다. 모바일 에이닷 앱에서 확인하던 일정이 차량과 실시간 동기화되어, 특정 시간이 되면 알아서 차량 내 내비게이션인 티맵을 활용해 경로를 제시한다. 주행 패턴을 분석해 출퇴근 시간에는 별도 조작 없이도 회사나 집으로의 안내를 추천하는 식이다.

하드웨어 제어권도 대폭 강화됐다. “창문 열어줘”와 같은 단순 제어는 물론, 외부 미세먼지 수치가 높을 때 창문을 열면 AI가 스스로 공기질을 판단해 “미세먼지가 나쁘니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 모드를 실행하겠다”고 제안한다.

이외 에어컨 온도 조절, 앰비언트 라이트 조명, 시트 열선(엉따) 및 통풍 기능, 스티어링힐 열선 등까지 음성을 제어할 수 있다.

안전을 고려해 창문 제어 등 민감한 기능은 핸들의 마이크 버튼을 눌러야만 실행되도록 설계한 디테일도 돋보였다.

(사진=SKT)
◇“연준 의장 누구?” 1초 만에 답변...자체 LLM ‘에이닷엑스’의 힘

에이닷 오토의 진가는 정보의 ‘최신성’에서도 드러났다. SKT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A.X 4.0을 적용해 한국어에 특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실제 주행 중 “최근 연준(Fed) 의장에 지명된 사람이 누구야?”라고 묻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되었습니다”라며 최신 뉴스를 정확히 답변했다. 이어 “코스피가 더 떨어질까?”라는 질문에는 시장의 불확실성과 외인 매도세 등 문맥을 파악한 분석 답변을 내놓았다.

일상적인 대화 능력도 수준급이다. “여자친구랑 헤어졌는데 위로해줘”, “이번 설 연휴 때 어디로 여행 갈까?” 등 사적인 질문에도 자연스러운 ‘티키타카’가 가능해 단순한 기계를 넘어선 ‘똑똑한 친구’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이는 2023년 모델을 사용하는 경쟁사 시스템 대비 한국어 이해도와 시의성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르노 필랑트 동승석 쪽 디스플레이를 통해 동승자는 기본적인 검색을 할 수 있다. 3월 국내 공식 출시 후에 좀 더 다양한 앱이 탑재될 전망이다.(사진=윤정훈 기자)
◇상상으로 그려본 에이닷 오토의 미래…‘카 투 커머스’ 허브 될 것

“목적지 도착 10분 전입니다. 평소 즐겨 드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근처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미리 주문해둘까요?”

에이닷 오토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한 보조 장치를 넘어선다. 주행 규제와 안전 가이드라인이 진화함에 따라, 에이전트의 역할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미래의 에이닷 오토는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감지해 졸음운전 가능성을 경고하거나, 이동 경로상에 있는 맛집 예약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차량 내에서 결제까지 마치는 ‘카 투 커머스(Car-to-Commerce)’의 핵심 허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집 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홈 투 카(Home-to-Car)’를 넘어, 차량이 운전자의 업무 스케줄을 요약 브리핑하고 화상 회의를 준비하는 ‘움직이는 오피스’로서의 기능도 기대된다.

현재 르노 필랑트에 최초 탑재된 에이닷 오토는 향후 볼보, 폴스타, GM 등 기존 티맵을 사용했던 차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병휘 SKT 에이닷오토 PM은 “에이닷 오토는 운전자가 요구하기 전에 상황을 먼저 이해하고 제안하는 지능형 모빌리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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