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은 대부분 물량을 회수했다고 밝혔지만, 원화와 비트코인 125개 상당(약 130억원대)은 아직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현장점검반을 급파해 사고 경위와 내부통제 미비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이제 초점은 ‘사고 수습’에서 ‘고객 보상’으로 옮겨가고 있다. 빗썸이 저가 매도 고객에게 ‘매도 차액 전액+10% 추가 보상(110%)’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보상 가능성은 원론적 사과를 넘어 실제 집행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빗썸)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7시 무렵 발생했다. 빗썸은 695명에게 1인당 2000원~5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지급 과정에서 단위를 ‘원’이 아닌 ‘비트코인(BTC)’으로 입력했다. 그 결과 랜덤박스를 오픈한 249명에게 총 62만원이 아니라 비트코인 62만개가 지급됐다. 사고 당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980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오지급 규모는 60조원대에 달한다.
사고 직후 일부 물량이 매도되며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거래소 시세(9800만원대) 대비 17%가량 낮은 8110만원 수준까지 급락했다.
급락 구간에서 ‘패닉셀’로 손절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빗썸은 이 구간을 보상 대상으로 특정해 방침을 내놨다.
빗썸 비트코인 시세 캡쳐
빗썸이 내건 핵심 보상안은 저가 매도 고객에 대한 ‘매도 차액 전액+10% 추가 보상(110%)’이다. 산식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보상하겠다”는 선언을 넘어, 실제 지급을 전제로 한 조치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다만 실제 체감은 집행 디테일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차액 보상은 사고 영향이 반영된 거래를 어떻게 특정할지, 기준 시세를 무엇으로 둘지, 시간대와 체결 조건을 어떻게 확정할지에 따라 대상과 규모가 달라진다. 큰 원칙이 제시됐더라도, 개별 사례에서 산정 기준이 분쟁 지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접속 고객 2만원·수수료 0%…‘패키지’로 신뢰 회복
보상 범위는 차액 보상에 그치지 않는다. 빗썸은 사고 시간대 거래소에 접속한 모든 고객에게 2만원 상당의 보상을 제공하고, 일주일간 전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0% 혜택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산정이 필요한 차액 보상과 별개로, 일괄 보상과 수수료 인하까지 묶어 신뢰 회복 조치를 패키지화한 셈이다.
1000억 고객보호펀드…“보상 재원” 신호탄
재원 측면에서는 1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호 펀드’ 조성이 핵심 카드로 꼽힌다. 빗썸은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고객 보호가 가능하도록 재원을 별도 예치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보상과 재원이 1:1로 직결된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보상 집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적 장치를 동시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보상 이행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당국 현장점검이 ‘이행 압박’…법적 쟁점도 변수
당국의 개입은 보상 이행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FIU 및 빗썸 대표 등이 참여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긴급대응반을 구성했으며, 금감원은 현장 점검을 통해 사고 경위, 이용자 보호조치, 회수 가능성, 위법 사항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용자 피해보상 조치 이행을 모니터링하라는 주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가 약속한 보상이 사후적으로 축소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법적 쟁점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과 동일한 종류·수량의 가상자산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빗썸이 오지급 물량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부당이득 반환 청구나 손해배상 등 민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반면 급락 국면에서의 일반 투자자 손실은 소송으로 갈 경우 법원이 투자자 책임을 일부 인정할 수 있어, 전액 배상으로 귀결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예상도 있다. 이 때문에 빗썸의 ‘110% 보상’은 분쟁을 장기 소송으로 끌고 가지 않기 위한 선제적 합의안 성격이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관건은 약속의 크기보다 산정 기준의 명확화와 실제 지급 집행이다. 금융당국 모니터링이 집행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보상 현실화 가능성은 과거 유사 사고보다 높을 수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