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노조 압박에 '셀프연임' 손 댄 KT, 논란도 끝날까

IT/과학

뉴스1,

2026년 2월 10일, 오후 12:06

사진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2026.1.13 © 뉴스1 김도우 기자

KT(030200) 이사회가 사익 추구 및 '셀프 연임' 논란 속에서 임기가 다 한 사외이사를 교체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과 노조 등 대내외 압박 속에 임기 만료를 앞둔 3명의 사외이사를 바꾸며 전원 재선임을 피하는 선택을 두고 업계는 논란을 잠재울 실질적인 쇄신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KT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갖고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할 3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했다.

지난해 '셀프 연임' 논란을 촉발했던 '형식적인 전원 재추천-전원 재연임'이 되지 않도록 임기 만료 사외이사에 대한 신규 선임을 추진했다.

"진일보한 조치" vs "실제 추진 여부가 중요"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지난해 전원 재선임으로 불거진 논란을 반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 교수는 "사외이사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방식은 이사회 연속성이나 자문 기능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일부를 나눠 교체하는 접근 자체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도 "이사회 평가제 도입이나 선진 지배구조를 마련하려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익명의 관계자는 "사외이사 견제 필요성을 이사회 스스로 언급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전했다.

다만 사외이사 교체 범위가 임기 만료 이사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큰 변화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회장은 "이번에 추천된 사외이사들의 전문성과 독립성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면서도 "다만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나 고문이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상충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이런 인선은 자칫 이사회의 독립성과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관계자 역시 "제도 도입 자체보다는 실제 운용 방식이 중요하다. 그간 제도를 손보는 과정에서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났던 만큼 이번 조치 역시 말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고에 따른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한 이후 이탈한 가입자가 2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3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2026.1.13 © 뉴스1 김도우 기자

노조 반발 여전…새노조 "껍데기뿐인 쇄신 넘어야"
업계는 관련 논란을 주도적으로 제기해 온 KT 노조측의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KT 제2노동조합인 KT 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껍데기뿐인 쇄신을 넘어 인적 적폐 청산과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혁을 촉구한다"며 "이사회의 발표가 단순히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면피용 대책인지, 아니면 진정한 쇄신의 의지인지 끝까지 감시하겠다"고 했다.

KT 새노조는 전날(9일)에도 입장을 내고 "현재 KT 이사회는 경영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이권 카르텔'의 본거지로 전락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제1노조인 KT노조도 성명을 내고 "이사회가 KT의 경영집행에 관여하는 의사결정 기구의 역할보다 사익 추구에만 몰두하는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다"며 "KT 이사회 운영 방식을 전면 개선하고 현 이사진은 전원 사퇴하라"고 했다.

향후 KT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보도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최근 KT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며 사외이사 선임과 이사회 운영을 둘러싼 사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세 가지로 나뉘는데 단순투자는 배당금 수령 및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신주인수권 등 기본적인 주주권 행사를 뜻한다. 반면 일반투자는 이사 선임 반대나 주주 제안 등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 등으로 권한이 더 확대된다. 국민연금은 현재 KT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

KT 이사회, 노조 의견 반영해 '사외이사 평가제 도입'
KT는 이사추천위원회의 사외이사 신규 추천외에도 사외이사 운용 및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방침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KT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향후 사외이사 후보 선임 방식을 이번과 같은 '분산형 교체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에는 사외이사 후보 선임 방식을 기존의 4명씩 교체하는 집중형 구조로 운영해 왔다.

여기에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제 도입과 이사회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도 약속했다. 방안 마련에는 노동조합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과 협의해 이사회규정 및 정관 개정도 추진한다. 이는 주요 보직자의 인사 등과 관련해 이사회규정이 정관에 배치될 수 있다는 국민연금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또 특정 사외이사의 투자 알선 및 취업청탁 의혹에 대해 제3의 독립적인 기관을 통해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KT가 이번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신규 추천한 후보는 아래와 같다.

분야별로 미래기술 분야에는 김영한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경영 분야에는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이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회계 분야는 공석으로 두고 내년 정기 주주 총회에서 정하기로 했다.

교체 대상 중 ESG 분야 윤종수 이사(법무법인 김앤장 상근 고문)만 연임하게 됐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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